지하철에서 발생하는 공중밀집장소추행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공중밀집장소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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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발생하는 공중밀집장소추행 

김형민 변호사

A라는 남성이 출근을 위하여 서둘러 지하철을 타러 갑니다. 지하철 승강장에는 이미 탑승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지하철이 왔고 앞에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 일부가 겨우 탑승했고 대기줄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탑승하지 못했습니다. A남성도 다음 지하철을 탑승해야 합니다. 다음 지하철이 승강장으로 다가와 출입문이 열립니다. 먼저 들어가는 사람을 밀다시피 겨우 지하철에 발을 디뎠고 지하철 출입문 구조물을 잡고 겨우 몸을 밀어넣었습니다. 콩나물 시루처럼 붐비는 지하철에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공간이 생기지 않습니다. 다음 정거장에서 사람들은 더 승차하여 A남성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쪽으로 밀려들어갑니다. 앞, 뒤 그리고 옆으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A남성 앞에 B여성이 있습니다. 지하철 손잡이를 잡지 못해 지하철이 요동칠 때마다 A남성의 몸도 지하철을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데 그만 앞에 있는 B여성과 몸이 접촉되고 말았습니다. B여성은 조금 이상한 눈빛으로 A남성을 쳐다봅니다. A남성은 괜히 찝찝합니다. 마침 지하철이 또 요동을 치면서 A남성은 B여성에게 또 신체접촉이 되고 말았습니다. B여성이 짜증을 내면서 핸드폰을 꺼내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합니다. A남성은 결국 추행으로 신고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경우를 접해본 사람들은 극히 공감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추행으로 신고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위에서 서술한 내용에 공감하는 분이 있는 반면에 정말로 그런 범의를 가지고 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경우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이라는 죄로 처벌받게 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는 '대중교통수단, 공연ㆍ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公衆)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이 아마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으로 보이며 기타 여러 사람이 보이는 광장이나 공연장에서 거기에 정신을 쏟고 있는 틈을 이용하여 추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판례를 통하여 그 사례를 보겠습니다.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이 유죄로 인정된 사례


피고인은 2014. 3. 25. 08:10경 서울 동작구 사당동 1112에 있는 지하철 2호선 사당역에서 서초역 구간을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던 중 지하철 내에서 피해자 공소외 1(여, 28세)의 등 뒤에 밀착하여 무릎을 굽힌 후 성기를 피해자의 엉덩이 부분에 붙이고 앞으로 내미는 등 공중 밀집 장소에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4. 24. 선고 2014노4413판결)

위 사례도 복잡한 지하철 내에서 피고인이 무릎을 굽히고 성기를 피해자의 엉덩이 부분이 붙이는 등 가해의 정도가 분명히 드러나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이 인정되었습니다.

위 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에서는 "피고인이 지하철 내에서 갑(여)의 등 뒤에 밀착하여 무릎을 굽힌 후 성기를 갑의 엉덩이 부분에 붙이고 앞으로 내미는 등 갑을 추행하였다고 하여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2020. 5. 19. 법률 제172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의 주위적 공소사실로 기소된 사안에서, 위 죄가 기수에 이르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할 만한 행위로서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를 행위자가 대상자를 상대로 실행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행위자의 행위로 말미암아 대상자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반드시 실제로 느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판시하고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5도7102 판결).


피고인은 2008. 7. 19. 05:30경 대구 동구 신암 3동에 있는 ○○찜질방 5층 수면실 내에서,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 공소외 1(여, 24세)을 한 손으로는 피해자의 양쪽 가슴을 만지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음부와 엉덩이를 만지는 등으로 공중밀집장소인 찜질방에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대구고등법원 2009. 6. 11. 선고 2009노36 판결).

위 사례는 찜질방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찜질방을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로 보아 피고인이 피해자의 양쪽 가슴을 만지고 다른 한 손으로는 음부와 엉덩이를 만진 행위에 대하여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죄를 인정하였습니다. 위 항소심의 유죄 판결에 대하여 피고인이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원심판결의 채증법칙위반이나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에 관한 법리오해, 승낙에 의한 위법성조각사유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고 하여 상고를 기각하였습니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9도5704 판결).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이 무죄로 번복된 사례

[공소사실과 피고인의 범행의 부인]

피고인은 2014. 9. 12. 19:38경 서울 구로구 구로동 지하철 1호선(동인천 급행) 구로역에서 역곡역 방향 전동차 내에서 주변이 혼잡한 틈을 이용하여 구로역에서 사람들에 밀려 전동차 밖으로 하차 후 승차하는 피해자 C(여, 20세)를 발견하고 다가가 피해자의 뒤에 몸을 밀착하여 피고인의 성기를 피해자의 엉덩이에 대고 있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대중교통수단인 전동차 내에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였습니다.

[피해자의 진술 등]

피해자는 이 사건 발생 약 한달 반 후인 2014. 10. 28. 경찰에 출석하여 "저를 따라사 상대 남자가 구로역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리고 전동차 안에서 제 뒤에 서 있던 남자가 제 엉덩이를 만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 뒤에 서 있던 남자가 손인지 성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 엉덩이를 스치듯 만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라는 등으로 진술조서에 기재하였다. 그런데 피해자는 원심법정(1심법정)에서 위 진술조서의 기재 내용에 대해 "원래 엉덩이 스치는 느낌만 쓰려고 했는데 경찰관이 너무 약하다고 성기 부분을 쓰라고 해서 위와 같이 썼다.", "강력하게 처벌을 원하면 성기 부분을 쓰라고 했다.", "경찰관이 쓰라고 해서 쓴 부분도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는 내용이 있습니다.

[1심에서는 유죄로 인정]

1심에서는 위 공소사실을 인정되어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죄가 성립된다고 판시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5. 20. 선고 2014고단10191 판결).

[2심에서 원심파기 무죄]

2심에서는, 피해자는 원심법정에서 "위 진술조서 작성 전에 피고인에 대한 짧은 영상을 보여주었는데 기억은 안 난다. 경찰관이 피고인에 대하여 초범이 아니고 이 사건 당시에도 다른데서 다른 여자를 추행을 하려 하였으며, 피고인을 잡으려고 쫓아갔는데 피고인이 피해자를 보고 따라 탄 것이라고 미리 설명해 주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추행을 당했다고 생각하게 된 데에는 경찰관의 예단이나 평가가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또 단속 경찰관 D는 원심법정에서 "신도림 동인천 급행 승강장에서 피고인의 거동을 수상히 여겨 피고인을 따라 탔는데, 피고인이 어떤 여성의 뒤에서 성기를 밀착하자 그 여성과 남자친구가 피고인을 쳐다보았고, 이에 피고인이 놀라 갑자가 구로역에서 하차하였다. 그러나 전동차의 3-4칸 앞쪽으로 달려가더니 피해자를 발견하고 피해자의 뒤에 밀착하여 전동차에 올라탔고 전동차 내에서도 몸을 밀착해 있다가 다음역인 역곡역에서 내렸다. 전동차에 타기 전부터 성기 부분을 대고 피해자를 추행하면서 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임의동행보고서도에도 유사한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위에서 본 피해자의 원심 법정신술 내용에다가 이 사건 당시 전동차 승강장과 전동차 안이 매우 복잡하여 사람들이 매우 밀집한 상황이었던 점을 더하여 보면, 단속 경찰관 D가 직접 목격한 사실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진술하거나 기재한 내용으로 보이고, 나머지 진술 또는 기재 부분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을 직접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 점을 지적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고 하여 1심에서의 유죄판결을 파기하고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7. 24. 선고 2015노2096 판결).

[대법원에서 무죄의 확정]

위 항소심에 무죄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였지만 대법원에서도 원심(2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유심증주의, 공판중심주의, 직접심리주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고 하여 피고인에 대한 무죄를 확정하였습니다(대법원 2019. 10. 29. 선고 2015도12766 판결).


제가 지하철에서 이루어진 공중밀집장소추행을 다수 변호하면서 수사기관에서 주로 추궁하는 중요한 포인트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1. 지하철에 들어간 시간과 사건이 발생한 시간을 고려했을 때 지체되지 않은 시간인지

2. 해당 지하철역이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있는 것인지

3. 동종 전과 여부(무혐의로 종결된 것도 포함)

지하철에서 이루어진 공중밀집장소추행의 경우 동종 건으로 처벌을 받았거나 신고를 당한 이력이 있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무혐의를 받았던 이력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지하철에서 이루어지는 추행사건의 경우 지하철 개찰구로 들어가 추행대상을 물색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다수 있으며, 상대방을 따라 이동하므로 자신의 경로와 다른 지하철역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정이 있는 경우 매우 불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무죄, 무혐의를 주장하고 싶다면 경로에 대한 합리적인 해명을 미리 준비하여야만 할 것입니다. 또한 동종 전과 등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반드시 무혐의를 받아야만 하는 신분상의 이유가 있다면 신고자와 합의하는 과정에서 무혐의를 받을 수 있게 사실확인서를 받아 제출하는 방법이 주효할 것입니다.


물론 실제 자신이 무고한 경우라면 합의 등의 시도는 불리한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합의할 필요없이 적절한 변호를 받아 불송치, 불기소처분을 받으면 됩니다.

지하철수사대의 경우 원래 이수역에 있는 사무실에서 주로 조사를 하였으니 현재 코로나 관계로 이수역에 있는 사무실에서의 조사를 지양하라는 지침이 있어 고속터미널역 등 다른 역사에 있는 사무실에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지하철 한량에 2개만 있던 CCTV가 출입구마다 설치되어 그 수가 크게 늘었으며 화질 역시 놀랄 만큼 개선되었습니다. 수사관과 웃으면서 작년에는 형체 정도 보이는 수준이었는데 이제 표정까지 알 수 있겠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개선된 CCTV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CCTV와 일치하지 않는 주장을 하는 것은 불리할 수 있으며 특히 이 유형의 사건에서 번복진술은 양형상 크게 불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객관적인 CCTV가 행위의 결과는 명백히 나타내줄 수 있으나 내심의 요소인 고의까지 명백히 밝혀줄 수 있는 것은 아닌 점에서 적절한 변호의 필요성은 여전히 크다고 판단됩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의 경우 당일에 여러 명을 대상으로 범행이 이루어지는 특성도 있습니다. 만일 그러한 사정이 있음에도 부인으로 일관할 경우 추가적인 여죄수사로 이어질 수 있으며 피해자가 다수일 경우 구속 또는 실형이 선고될 우려도 있으며 합의를 시도하더라도 큰 금액이 필요하여 감당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혼자서 대응하다가 부적절한 대응으로 실제 여죄수사로 이어지게 되었고 큰일 났다고 생각하고 뒤늦게 변호사를 선임한 경우도 있습니다. "신고도 들어오지 않은 그 여자분 신원 확인하려면 CCTV 순서대로 확보해서 일일이 확인해서 카드정보로 신원 확인해야 하고 연락해서 피해자진술 받아야 하는데 사건도 많으신데 언제 그거 하고 있으시겠냐. 신고 들어온 피의사건은 피의자가 경황이 없고 처벌이 두려워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는데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인정하고 있으니 선처해달라."는 취지로 의견을 전달하였고 이미 조회하여 증거로 확보되어 있는 추가 CCTV 건에 대해서는 술에 취해 균형을 잃어 닿은 것이라는 정도의 진술로 마무리하였고 결국 구약식처분이라는 선처를 받았습니다. 판사님이 의문이 있었는지 통상회부하여 정식재판으로 이어지는 반전이 있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신문까지 한 끝에 동일한 벌금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2007년작 일본영화 '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를 사법연수원 시절 대강당에서 단체관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영화를 보면 억울하게 처벌받는 한 사람의 처절한 다툼이 절절하게 나와 있습니다. 공중밀집장소추행의 경우 무고한 경우라면 혼자서 대응하다가는 자칫 억울한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크므로 변호사의 적절한 조력을 받아야만 할 것입니다. 합의를 하더라도 무혐의를 받고 싶다거나 여죄로의 수사확대를 막고 싶은 경우, 동종 전과가 있어 자칫 위험할 수 있는 경우에는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성이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가 아닌 동종 전과도 없고 단순히 인정하고 선처받고자 하는 경우라면 굳이 변호사 선임의 필요성이 없는 사안이므로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라면 선임비 대신 합의금으로 지출하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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