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단계별 목표
성범죄의 의심이나 혐의를 받고 있다면 현재 처한 입장에 따라 처벌 등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혐의를 받고 있는 죄명, 범행 인정 여부, 형사 절차 진행 단계 등에 따라서 분명한 목표를 설정한 후, 신속하고 정교한 전략과 지침을 치밀하게 세워서 하나하나 실행하는 방법으로 초기부터 적절히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성범죄 사건이 벌어졌을 때 불이익 최소화를 위해 취할 수 있는 단계별 구체적인 목표는,
1. 신고나 고소 전에 사건을 마무리하거나
2. 경찰에서 무혐의 내사종결 혹은 불기소의견으로 수사종결되게 하거나
3. 검찰에서 불기소처분을 받을 수 있게 하거나
4. 법원에서 처벌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말씀을 이미 드렸습니다.
2. 현실적 전략
(1) 초기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필요성
형사 사건은 그 처리 절차와 내용 및 결과가 당사자에게 미치는 영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당사자 본인이 혼자서 적절하게 대응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며 따라서 사건 초기부터 지체하지 말고 즉시 변호사의 도움 받는 게 본인을 위해 현실적으로 최선의 방법이라는 말씀도 거듭 드렸습니다. 암도 초기에 적정하게 대처하면 치료도 쉽고 완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반면 자칫 머뭇거리다가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2) 범행 증거가 확실한 경우의 대응 전략
1) 대법원 판례
“형법 제51조 제4호에서 양형의 조건의 하나로 정하고 있는 범행 후의 정황 가운데에는 형사소송절차에서의 피고인의 태도나 행위를 들 수 있는데,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가 보장되어 있으므로(헌법 제12조 제2항), 형사소송절차에서 피고인은 방어권에 기하여 범죄사실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하거나 거짓 진술을 할 수 있고, 이 경우 범죄사실을 단순히 부인하고 있는 것이 죄를 반성하거나 후회하고 있지 않다는 인격적 비난요소로 보아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삼는 것은 결과적으로 피고인에게 자백을 강요하는 것이 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나, 그러한 태도나 행위가 피고인에게 보장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음에도 진실의 발견을 적극적으로 숨기거나 법원을 오도하려는 시도에 기인한 경우에는 가중적 양형의 조건으로 참작될 수 있다.(대법원 2001. 3. 9. 선고 2001도192 판결)
2) 대응 전략
피해자가 사실관계를 왜곡해서 허위로 신고/고소하는 경우나 애초 범죄가 아닌 것을 착각해서 신고/고소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혐의/무죄를 주장하는 목표와 전략은 신중하게 고려해 봐야 하고 심지어 ‘객관적이고 명백한 증거’가 있는 경우에는 최대한 빠르게 혐의를 인정하고 유리한 양형자료를 확보/제출하는 방법을 통해서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목표와 전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3) 증거의 확실성 검토 방법
증거가 확실한지 여부는 사실 일반인 입장에서 판단하기에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변호사와 상담을 받아 볼 것을 추천드립니다만 사정상 불가하다면 대법원 판례를 검색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홈페이지에서 본인의 사건과 유사한 사례를 찾아서 당사자가 범행을 부인하는 경우 판사가 어떤 증거로 범행을 인정했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판례 정보를 검색해 보시기 바랍니다.
3. 검사의 기소유예 및 양형 조건
(1) 기소유예의 중요성
무혐의/무죄 주장 전략을 쓸 수 없고 죄는 인정하되 형벌 등 불이익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향의 핵심 전략들(1.합의, 2.자백, 3.기소유예) 중 공적 절차상 결정적이고 핵심적인 검사의 기소유예 불기소처분을 이끌어 내기 위한 양형 조건에 대해 말씀 드리겠습니다.
성범죄에서 기소유예가 중요한 이유는 수사상 불기소처분은 ‘수사’경력자료(기소유예의 경우 5년 경과 뒤 삭제 또는 폐기)일 뿐 전과(‘전과’기록은 ‘수형인’명부(검찰), ‘수형인’명표(지방자치단체) 및 ‘범죄’경력자료(경찰)를 의미합니다)가 아니고 따라서 형벌은 물론 각종 부가처분을 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성범죄는 일단 기소되면 대략 90% 가깝게 유죄판결을 받고 있는 일반적인 통계를 통해서도 기소유예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2) 양형 조건
1) 중요성
죄명은 동일해도 실제 최종 처벌 수위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양형 조건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왜냐 하면 법정형(입법)과 양형기준(사법) 등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은 맞지만 그 폭이 생각보다 적쟎이 넓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양형 조건에 대한 일반 규정은 아래와 같이 형법에 두고 있고 이를 참작해서 검사(행정)는 기소유예 불기소처분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판사 역시 이를 참작해서 감형/벌금형/선고유예/집행유예/부가처분 기각 등 형을 정하고 판결을 선고하게 됩니다.
2) 규정
[형사소송법] 제247조(기소편의주의)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
[형법] 제51조(양형의 조건) 형을 정함에 있어서는 다음 사항을 참작하여야 한다.
1.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2. 피해자에 대한 관계
3.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4. 범행 후의 정황
3) 실무상 검토 사항
형법의 규정을 근거로 실무에서는 대표적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실제로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구체적인 양형 조건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1. 전과 : 과거에 비슷한 전과가 있는가?
2. 범행 경위 : 범행의 수단과 방법 및 기타 경위가 어떠했는가?
3. 피해 내용 : 어떤 피해를 얼마나 입혔는가?
4. 합의 : 합의를 했는가?
5. 가해자 상황 : 가해자는 지금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가?
4) 개별 양형 사유
불이익 최소화를 위해 아래와 같은 양형 조건을 주장/강조할 수 있습니다.
가) 피의자가 어리거나 고령인 경우
딱히 법으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어리다는 건 만 19세 미만의 미성년자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보면 되고 고령은 만 70세 전후 정도를 말하는 것으로 보면 되는데, 이렇게 나이를 말하는 것은 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했고 재범가능성이 높지 않으며 미래가 너무 많이 혹은 적게 남은 상황을 고려해서 인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할 수 있게 됩니다.
나) 초범
말 그대로 범행을 처음 저질렀다는 뜻과 함께 비슷한 성범죄 전과가 없다는 점도 강조할 수 있습니다.
다) 범행이 경미
범행의 수단으로 폭행이나 협박을 쓰지 않았거나 사전에 미리 준비하거나 계획한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범행한 경우 혹은 피해의 내용과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거나 크지 않은 경우 등을 말합니다.
라) 깊이 반성
외부로 드러나기보다 내심의 상태이다 보니 직접적으로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수사 초기에 자백하고 반성의 뜻을 밝혔다든가 반성의 취지로 유사 피해자나 사회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있는 분들을 위한 자원봉사 같은 선행을 하고 있다든가 하는 것이 간접적인 소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마) 피해자와 합의를 통한 진정 어린 피해 회복
자백과 함께 상당히 중요한 양형 조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법률가이드 “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안내(3) - 피해보전방법1(형사합의)”를 피의자의 입장에서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바) 기소될 경우 위태로운 생계문제 발생
기소돼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일정 직종의 경우 10년간 취업이 제한되는 경우라든가 부양해야 하는 가족들의 생계에 중대하고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든가 하는 점을 강조할 수 있습니다.
(3) 양형(정상관계) 자료
위와 같은 양형 조건을 중족하는 양형 사유의 존재를 소명하거나 증명할 수 있는 자료들로서 양형에 유리한 구체적인 정상(情狀, 사정(事情)과 상황(狀況))관계 자료로는, 대체로, 반성 취지를 담은 자료(아래 1), 2)), 사건 이전 경위에 관한 자료(아래 3), 4)), 사건 발생 이후에 관한 자료(아래 5)~8)) 등 아래의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1) 피해자 합의서
진정 어리게 피해를 회복하는 취지로 합의한 것이라면 단순한 합의서를 넘어 ‘선처를 부탁한다’는 피해자의 말까지 넣는 것이 좋습니다.
2) 반성문, 선처탄원서
피의자의 선처를 바라는 문서 중, 통상 피의자 본인이 작성한 것을 반성문이라 하고 피해자나 피의자의 지인이 작성한 것을 탄원서라고 합니다. 반성문은 무엇을 잘못했고, 앞으로 어떻게 예방하려고 노력할 것인지 등의 내용으로 가급적 자주/꾸준히/간결하게(보통 A4 2장 이내) 자필로 쓰는 것이 낫고 행여라도 자신이 왜 그랬는지 합리화하거나 피해자나 고소인 등을 비난하는 등의 변명문이 되도록 써서는 안 됩니다(그러한 내용은 변론 과정에서 말하면 됩니다). 탄원서는 가해자와 사건 내용을 잘 모르는 이웃이나 직장 동료보다는 이를 잘 아는 사람(최선은 피해자이고 차선은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 피의자의 선처를 바라는 진심이 어린 내용으로 쓰되 이 또한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3) 신분/지위에 관한 사항
- 명함, 재직증명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 재학증명서, 성적증명서, 상장, 상패, 기부내역서, 봉사활동내역서 등
- 일정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어 사회적 유대관계가 있는 사람이라거나 학생으로서 성실히 공부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재범가능성이 낮음을 소명
4) 가족관계 및 재산관계 사항
- 가족관계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주민등록등본, 진단서, 진료확인서, 금융기관대출내역서, 저축이나 보험 가입내역서, 전/월세계약서 등
- 부양할 가족이 있거나 혼인을 앞두고 있는 등 가족적 유대관계가 있고 주거지가 일정하며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등 지역적 유대관계가 있는 사람으로서 재범가능성이 낮음을 소명
- 비록 성범죄자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처지이지만, 부양할 가족이 있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사랑하는 부모형제와 부인과 아이들이 있다면 그러한 생생한 가족사진을 제출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본인이나 가족에게 지병이 있어 치료와 보살핌이 필요함을 소명
- 대출내역, 안정된 생활을 위해 저축이나 보험에 가입한 내역과 같은 재산관계 자료를 제출함으로써 성실히 경제활동을 하며 살고 있었음을 소명
5) 진단서/진료확인서, 성범죄예방교육이수내역, 기부/봉사 내역
성범죄를 저지른 뒤 혹시 자신에게 정신과적 문제가 있는지 진단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자신이 범행 원인을 찾아 다시는 재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범죄예방교육이 있다면 인터넷이나 관련 강의를 듣고 해당 자료를 제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반성의 뜻으로 유사 피해자나 사회적으로 열악한 상태에 있는 분들에 대한 자원봉사 내역 등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6) 기소나 중한 처벌을 받으면 가족의 생계가 위태로워지는 경우
- 재직증명서, 회사 내 징계규정. 금융기관대출내역 등
- 수사단계에서 불기소처분을 받지 못하거나 재판에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이 예상되는 경우, 직장이나 생계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밖에 없는 사정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성범죄를 범한 것 자체는 잘못이지만 그로 인한 처벌로 가족의 생계가 위태로워진다면 검사나 판사는 기소 여부나 처벌 수위를 두고 신중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7) 회원 탈퇴 내역 등
성매매 소개 사이트에 가입해서 성매매를 하게 된 경우라면 거기서 탈퇴한 내역을 캡처해서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는 취지로 제출합니다.
4. 판사의 형의 선고유예 및 집행유예
(1) 유예 제도와 양형 조건
선고유예와 집행유예는, 검사의 기소유예와 공통된 기준인 형법 제51조에서 규정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해서 판사가 일정한 소송법적 효력의 발생 시기를 미룸으로써 결국 피고인의 불이익을 줄일 수 있게 되는 제도입니다.
기소유예를 포함한 이러한 유예제도는 비교적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 후 죄를 뉘우치고 피해 회복에 노력했으며 재범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는 등의 사람에게까지 일률적으로 기소해서 형을 선고하고 집행할 경우 오히려 범죄자를 양산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그러한 행위자에게 다시 한 번 성실한 삶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그 행위자는 물론 국가/사회에 더 도움이 된다는 형사정책적 고려에서 마련된 제도입니다.
법원 재판 단계에서는 (이미 검찰 단계에서 제출한) 양형에 유리한 구체적인 정상관계 자료(양형자료)를 필요하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추가하거나 보강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선고유예
유죄로서 범죄행위가 경미한 경우(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자격정지 또는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 형법 제59조 제1항) 판사가 형법 제51조의 ‘양형의 조건’을 참작해서 피고인이 뉘우치는 정상이 뚜렷할 때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뤄 주는 제도로, 피고인이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날로부터 2년간 별다른 사고(형법 제61조) 없이 지내게 되면 면소(공소권이 없어져 기소가 면해 지는 것)된 것으로 간주되고(형법 제60조) 기소유예의 경우처럼 소위 ‘전과기록’(범죄경력자료)이 남지 않게 됩니다.
(3) 집행유예
유죄로서 일정한 형(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의 형, 형법 제62조 제1항)을 선고할 경우에 판사가 형법 제51조의 ‘양형의 조건’을 참작해서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 일정 기간(1년~5년) 형의 집행을 미뤄 주는 제도로,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후 그 선고의 실효(형법 제63조) 또는 취소(형법 제64조)됨이 없이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게 됩니다(형법 제65조).
따라서 형의 집행이 면제될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형의 선고가 없었던 상태로 돌아 가게 됩니다.
다만 이는 형의 선고의 법률적 효과가 없어진다는 것일 뿐이고 형을 선고한 사실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앞서 기소·선고유예와 달리 집행유예는 전과기록이 남습니다.
또 선고유예 기간은 2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집행유예 기간은 법원이 그때 그때 사건별로 따로 정합니다.
다음에는 성범죄 유형별 대응 방법(1) - 성매매로 만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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