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승신의 대표변호사이자
형사전문 이하얀 변호사입니다.
오늘 사건의 주제는
폭행
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시비를 걸고 때려서
막으려고 밀쳤을 뿐인데 저도 피의자라니요?"
폭행 사건으로 상담을 오시는 의뢰인분들이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이자, 가장 억울해하시는 부분입니다.
"먼저 맞았다"는 사실 때문에
본인은 피해자라고 생각하시지만
며칠 뒤 경찰서에서 날아오는 연락은
'쌍방폭행' 피의자 조사인 경우가 허다합니다.
형사전문변호사로서 8년 넘게
수많은 폭행 사건을 다뤄왔지만
수사기관이 바라보는 현실은 의뢰인의 생각과 매우 다릅니다.
오늘은 정당방위를 주장했는데 쌍방폭행이 되는 이유와
이미 사건이 발생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수사 실무 관점에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도 밀쳤어요"라고 말하는 순간 끝나는 이유
수사기관(경찰, 검찰)조사에서 많은 분들이 범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바로 방어 목적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해 자신의 유형력 행사(밀치기, 뿌리치기 등)를 인정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수사기관의 논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상대방이 때렸다 + 나도 대응했다 = 서로 때렸다 (쌍방폭행)
법적으로 '폭행'은 단순히 주먹을 휘두르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유형력을 행사하는 모든 행위를 포함합니다.
(1) 멱살을 잡는 행위
(2) 밀치는 행위
(3) 물을 뿌리는 행위
(4) 손을 뿌리치는 과정에서 상대를 긁는 행위
일단 신체적 접촉이 오갔고, 양쪽 모두 "맞았다"고 진술하는 순간
수사관은 '누가 먼저 시작했나'보다 '둘 다 폭력을 썼는가'에 집중하여
사건을 쌍방폭행으로 입건합니다.
최근 사례: 무장 강도에게 역고소 당한 연예인 나나
배우 겸 가수 나나씨가 자택에 침입한 무장 강도를 제압했지만
살인 미수 등 혐의로 역고소를 당했습니다.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정당방위 등으로 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전체 사건 중에서 0.08%에 불과합니다.
대검찰청의 검찰 연감 통계 자료를 보면
'죄가 안 됨'으로 불기소한 인원 비중은
2020년 0.17%, 2021년 0.09%, 2022년 0.08%로
매우 낮게 집계되었습니다.
또한, 불기소 인원 비중에는 정당방위에 더해 긴급 피난이나
합법적 파업과 같은 정당행위 사례도 포함되어 있어
정당방위를 인정받는 비중이 극히 적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누가 먼저 때렸나"는 중요하지 않을까?
많은 분들이 CCTV를 보여주며 "저쪽이 먼저 쳤다"는 것을 입증하려 애씁니다.
물론 선공 여부는 참작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쌍방폭행 혐의 자체를 벗겨주지는 못합니다.
우리 법원과 수사기관은 싸움의 과정에서
방어 행위와 공격 행위가 동시에 일어났다면
이를 '싸움(투쟁)'으로 봅니다.
싸움은 공격과 방어가 교차하는 행위이므로
원칙적으로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특히 CCTV에는 소리가 녹음되지 않고
목격자들조차 "두 사람이 엉겨 붙어 싸웠다"고 진술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한마디로 정당방위 주장은 설 자리를 잃게 됩니다.
정당방위, 왜 이렇게 인정받기 힘들까? (구체적 요건)
의뢰인분들이 생각하는 정당방위와 법적인 정당방위의 갭은 큽니다.
법원에서 정당방위를 인정하는 요건은 매우 엄격합니다.
단순히 "맞기 싫어서 때렸다"는 인정되지 않으며
아래와 같은 상황이어야 논의가 가능합니다.
(1) 현재의 부당한 침해
상대방의 공격이 계속되고 있어 피할 수 없는 상황
(2) 소극적 방어
공격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동작
(예: 팔로 얼굴만 가림)
(3) 적극적 반격 금지
상대의 공격이 멈췄는데 쫓아가서 때리거나
방어를 넘어 반격(공격)을 가한 경우
즉, 상대가 주먹을 날렸을 때 본능적으로 같이 주먹을 뻗었다면
이는 방어가 아닌 '맞대응(적극적 공격)'으로 간주되어 쌍방폭행이 됩니다.
실무적으로 '싸웠다'는 인상이 남는 순간
정당방위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미 쌍방폭행이 되었다면? 현실적인 대응 전략
가장 좋은 방법은
"무조건 피하고, 자리를 뜨는 것"입니다.
자존심은 잠깐 상하지만 전과와 벌금,
수사 과정을 피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하지만 이미 사건이 발생했거나
쌍방폭행으로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전략을 수정해야 합니다.
무리하게 "나는 정당방위다!"라고 억울함만 호소하다가는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비춰져 처벌 수위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감정적 호소보다 냉철한 법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1) 초기 진술 정리
나의 행위가 '공격'이 아닌 '방어'에 가까웠음을
진술 단계부터 논리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2) 증거 구조 분석
CCTV 사각지대, 목격자 진술의 허점을 파악해야 합니다.
(3) 피해 정도의 차이 입증
쌍방이라도 상대의 피해는 경미하고 나의 피해가 막심하다면
이를 통해 기소유예나 선고유예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4) 합의 전략
처벌 불원 의사를 통해 사건을 조기에 종결짓는 것이 실익이 클 때가 많습니다.
억울한 상황일수록 사건을 구조적으로 바라보기
정당방위는 법 조문에는 존재하지만 폭행 시비가 붙은 현실에서는
"거의 인정되기 어려운 유니콘 같은 주장"에 가깝습니다.
억울한 상황일수록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사건을 구조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폭행 사건은 가벼워 보여도 초기 대응 하나로 벌금형 전과가 남느냐,
무혐의(또는 기소유예)로 끝나느냐가 갈립니다.
현재 폭행 시비에 휘말려 경찰 조사를 앞두고 계시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형사전문변호사와 함께 첫 단추부터 제대로 꿰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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