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방위] 쌍방 폭행/상해 사건에서의 정당방위 인정 가능성
[정당방위] 쌍방 폭행/상해 사건에서의 정당방위 인정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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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방위] 쌍방 폭행/상해 사건에서의 정당방위 인정 가능성 

김찬호 변호사

1. 사건의 개요

A는 야심한 밤에 한 주유소에 방문하여 화장실을 찾았는데 화장실이 수리중이라는 이유로 주유소 벽에 방뇨를 하였습니다. 주유소 직원 B는 A에게 노상방뇨를 하지 말라고 경고하였는데, 이를 듣고 화가 난 A는 사무실에 있던 B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B의 얼굴을 때리고, 목을 조르고, 몸을 수차례 밟아 B에게 상해를 입혔습니다.

B는 A의 폭행에 대항하기 위해 사무실 책상에 놓여 있던 고무망치(길이 30cm)로 A의 머리를 강하게 1회 내리쳤고 A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검사는 A를 상해 혐의로, B를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하였습니다. 법원은 A의 상해죄는 유죄로 인정하였으나, B의 특수상해에 대하여는 "정당방위"가 인정된다고 하면서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서울북부지방법원 2025. 10. 29. 선고 2025고단1523 판결).

2. 관련 법령

제257조(상해, 존속상해) ①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58조의2(특수상해) ①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제257조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한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제21조(정당방위) ①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法益)을 방위하기 위하여 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경우에는 정황(情況)에 따라 그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

③ 제2항의 경우에 야간이나 그 밖의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를 느끼거나 경악(驚愕)하거나 흥분하거나 당황하였기 때문에 그 행위를 하였을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

3. 법원의 판단 근거

법원이 B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판단한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사건 당시 B는 사무실 의자에 앉아 있었고 A는 서있었으므로 A가 위에서 B를 공격하는 형국이었음.

2) B는 A에 의해 턱과 목 부분이 눌린 상태에서 바로 옆 책상에 놓여진 고무망치를 들고 A를 1회 가격하고 나서야 상황을 모면하였음.

3) B는 A의 목졸림으로부터 벗어난 이후에는 왼손으로 A의 멱살을 잡고 밀어 A를 사무실 밖으로 내보냈을 뿐 추가로 공격하지 않았음.

4) 이 사건이 일어난 시각은 새벽 1시 30분경이고, 장소도 B 혼자만 있던 좁은 사무실이었으므로, A가 갑자기 B를 공격하면서 턱과 목 부위를 강하게 누른 것은 B의 신체는 물론 생명에 대하여도 중대한 법익 침해가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음.

5) B가 고무망치로 방어를 하지 않았다면 A에 의해 더 심한 상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음.

4. 시사점

대법원은 "어떠한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되려면 그 행위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서 상당성이 있어야 하고, 이때 방위행위가 사회적으로 상당한 것인지는 침해행위로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와 정도, 침해의 방법, 침해행위의 완급, 방위행위로 침해될 법익의 종류와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는 입장입니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도2168 판결).

그러나 위와 같은 일반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등 영미법 국가에 비해 정당방위를 인정받기가 매우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고, 실제 법원 실무도 정당방위를 매우 엄격한 요건 하에서 제한적으로 인정해왔습니다. 이에 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맞상대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폭행, 내지 상해죄로 처벌받는 억울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법원의 기조에 대하여는 여론과 언론의 거듭된 문제 제기가 있었는데, 이번 서울북부지방법원 판결은 상대방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하여 불가피하게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에게 상해를 입혔다고 한다면 이를 정당방위로 볼 수 있다고 하여 상대적으로 정당방위의 인정 범위를 넓게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이른바 '쌍방폭행'이 문제되는 사안에서, 앞서 살핀 B의 경우와 상황적 유사성이 있는 경우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정당방위 주장을 개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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