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법규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사건 해결의 요체가 되기도 합니다.]
시작
의뢰인(피고인)은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위반으로1심에서 이미 징역형을 선고받아 수감 중인 상태였습니다. 1심 진행 과정에서,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집행유예를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였고, 결국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의뢰인은 공소사실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었음에도 1심에서 이를 다투지 않고 모두 인정해버린 것을 깊이 후회하였고, 항소심에서라도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무죄를 다투고 싶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소된 사건이 1심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은 0.9%정도인데, 1심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여 이미 형을 살고 있는 경우라면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은 더욱 낮습니다. 특히, 본 사건은 의뢰인의 행위 중 일부는 명백하게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활동법')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재판부가 피고인의 뒤늦은 무죄주장을 의미있게 들어줄지 회의적인 상황이었습니다.
의뢰인께 사실상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는 말을 전하였고, 의뢰인의 뜻대로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한 무죄 주장이 가능할 지는 사건 기록을 검토 후에 판단하겠다고 하였습니다(무조건 의뢰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사건을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기록상 의뢰인의 주장이 납득가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법리적으로 잘 구성하여 재판부를 설득하고, 의뢰인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면 이를 만류하고 의뢰인의 실익을 위한 다른 접근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록을 검토한 결과, 의뢰인의 주장대로 공소사실 중 일부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판단이 들어 본 사건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장혜진 변호사의 사건 진행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의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청구가 장애인활동지원법상의 부당한 청구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습니다. 이 사건 처벌의 근거 법률인 장애인활동법 제47조 제1항 제1호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제47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자
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
그러나 장애인활동법에서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인지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 사건 수사는 피고인이 활동지원급여비용을 부당하게 청구하였음을 당연한 전제로 하여 진행되었으며, 1심 재판부 역시 공소장의 기재를 그대로 인용하여 판시하였을 뿐, 피고인이 제공하였던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에 대한 비용청구가 어떠한 이유로 장애인활동지원법 제47조 제1항 제1호의 부정한 방법의 비용청구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나 판단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장혜진 변호사는 재판부에 피고인의 청구가 장애인활동지원법 제47조 제1항 제1호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관련 근거 법규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사실 장애인활동지원급여와 관련한 규정은 상당히 복잡하여, 이를 처음 접한 사람이라면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장애인활동지원급여비용' 등의 기본적인 용어도 헷갈리기 마련입니다. 장혜진 변호사는 관련 법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장애인활동지원급여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는 사람이 보아도 쉽게 이해 가능하도록 장애인활동지원법을 논리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였고, 본 법의 목적과 관련 판례의 태도를 종합하여 장애인활동법 제47조 제1항 제1호가 규정하고 있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의 의미를 밝혔습니다(나름 영업비밀이므로 본 블로그에서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공소사실 중 무죄로 판단해야 할 부분을 분류하여 피고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급여비용을 청구한 것이 아니라, 정당하게 청구하였음을 구체적인 증거와 함께 주장하였습니다.
제16조(활동지원급여의 종류 등) ① 이 법에 따른 활동지원급여의 종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활동보조: 활동지원인력인 제27조에 따른 활동지원사가 수급자의 가정 등을 방문하여 신체활동, 가사활동 및 이동보조 등을 지원하는 활동지원급여
장애인활동지원에관한법률
항소심 공판기일에서 검사는 "활동지원급여의 종류를 정한 장애인활동법 제16조 제1항에 따르면, 가정 외의 장소에서 제공한 활동보조를 원인으로 한 피고인의 청구는 부정한 청구이다."라며 피고인의 유죄를 강력히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장혜진 변호사는 "장애인활동법에서는 활동보조의 장소를 '가정'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급자가 활동지원급여를 받거나 활동지원기관이 활동지원급여를 제공할 때에 요구하거나 제공하여서는 아니되는 행위를 규정한 장애인활동법 제16조와의 대비를 통하여서도 활동보조의 장소를 가정에 국한하지 않다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결과

항소심 재판부는 장혜진 변호사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공소사실 중 일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형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을 확률은 1%도 채 안되고, 더구나 1심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였으나 항소심에서 이를 번의한 경우라면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더욱 희박합니다. 9년간의 활동지원급여를 대상으로 한 사건이므로 기록이 방대하였고, 무엇보다 수사기관과 1심 재판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장애인활동법의 구조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해석하고 설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장혜진 변호사는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말 처럼 근거 법규의 해석에서부터 사건의 핵심을 찾았습니다. 또한 의뢰인 및 의뢰인의 동료들과의 끈질긴 소통을 통하여 장애인활동지원급여 실무를 모두 꿰뚫었고, 이를 근거로 항소심 재판부를 더욱 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본 사건은 의뢰인과의 소통이 사건 해결에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던 사례임과 동시에 관련 법규의 해석이 사건 진행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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