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안소송 vs 가처분 소송 민사 소송 전략
간만에 맞는 여유있는 휴일 아침이다. 나는 오래간만에 주말에 일을 하지 않고 쉬게 되었다. 지금 껏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야근을 하면서 피곤이 쌓여 집에서 실컷 늦잠이라도 자볼까? 생각했지만 마침 커텐 옆으로 밀려드는 따뜻한 봄 햇살을 보니, 몇 달만에 맞는 휴일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아래는 실제 의뢰인의 사례를 각색한 것입니다.
나는 오랫만에 소설책을 챙겨 백팩을 매고, 오래 전부터 꼭 한 번 가고 싶었던 카페로 향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크로와상과 진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따뜻한 봄날과 맛있는 커피, 이보다 더 행복한 주말 아침이 있을까...? 그런데, 이런 평화는 오래가지 못했다.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따뜻한 창가 자리에 앉아 책을 읽으려고 보니, 바로 뒷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소리가 크게 들렸던 것이다. 심지어 여자 쪽에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호기심이 들어 화장실을 가는 척 하면서 살펴 본 두 사람은 40대 후반 정도의 중년의 여성과, 정장을 멋지게 차려 입은 60대 중반 정도의 남자였는데,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아랑곳 없다는 것인지 아니면 바로 앞에 앉아 있는 나는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 것인지 대화 중 여자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자연스럽게 사연도 모두 알게 되었다.
가처분 소송, 본안소송 등 다양한 법률 이야기들을 오고 갔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노신사는 그녀의 변호사였던 것이다. 그런데 벌써 소송을 제기한 지 일 년이 훨씬 지났고, 소송 비용도 2천만 원 넘게 쓴 모양이다.. 법률 분쟁에 휘말리지 않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지만, 여자는 일 년 넘게 소송을 하면서 가처분을 걸어두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하는 모양이었다...
흔히들 가압류, 가처분을 '보전처분'이라고 말한다. 최근 의뢰인들은 변호사가 제안을 하기도 전에 본안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가압류, 가처분을 먼저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고, 가끔은 본안소송 없이 가압류, 가처분만 해달라고 말하는 경우들도 있다.
가압류, 가처분 등을 포괄하는 보전처분이란 무엇일까?
우선 보전처분이란 '법원이 권리자의 집행보전과 손해방지를 목적으로 잠정조치를 명하는 내용의 재판'을 가리킨다. 따라서 보전처분은 본안 소송을 앞두고 시일의 경과에서 오는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잠정적으로 행해진다. 좀 더 쉬운 예를 들어 보자.
이혼을 하려고 하는데 살고 있는 집에 배우자의 단독 명의로 되어 있는 경우, 혹여 이혼 소송 중에 배우자가 이 집을 팔아버릴까 걱정이 된다. 이런 이유로 이혼 소송(본안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집에 대한 가압류 또는 가처분 신청(보전처분)을 하는 것이다. 물론 가압류 또는 가처분 신청은 '피보전권리' 즉 내가 상대에게 채권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혼 소송에서는 재산분할이 그 채권이 될 수 있고, 다른 경우에는 차용증이나 계약서가 좋겠지만 만약 이마저 없다면 하다 못해 상대방 계좌에 이체한 송금 내역이라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보전처분에 대응하는 '본안소송'이란 흔히들 알고있듯이 법원에서 원고의 청구 또는 상소인의 불복에 의해 이를 판단하는 소송을 말하는 것이다. 본안소송에 대한 판결은 원고의 청구가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내려지는 인용판결, 정당하지 않다고 인정될 때 내려지는 기각판결, 일부가 인용되는 일부승소판결 등으로 나뉘게 된다. 무엇이 되었든 본안소송이 있고, 이처럼 판결로서 결과를 확정받아야 이후 인정받은 금액만큼 '집행절차'를 통해 내 권리를 실현시킬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본안소송에 따른 판결로서 내 권리를 확정받고, 보전처분으로 묶어둔 상대방의 재산을 '집행절차'를 통해 강제로 실현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어떤 방식으로든 내가 상대방에게 채권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고, 또 상대방의 재산을 알고 있는데 위 재산을 묶어두지 않으면 나중에 민사소송에서 이기더라도 이를 보전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면, 소송 제기와 동시(또는 먼저) 보전처분에 대한 고려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가압류, 가처분은 단순히 재산을 묶어두는 효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조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도 행해지기도 한다. 본안소송은 기나긴 싸움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면, 이후 되돌리기 어렵다. 따라서 진행을 하기 전에 적절한 보전처분은 상대방의 방심에 허점을 찌르기도 하고, 불안한 마음을 유도하기도 하여 조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하기도 한다. 많은 의뢰인들이 '조정'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조정은 사실 상대방 또한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내가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조정을 하기 때문에, 조정을 유도하기 위해 종종 보전처분(가압류, 가처분)이 효과적일 수 있다.
이처럼 본안소송 또한 상대방과의 기나긴 싸움이므로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하면 중요한 시기를 놓치게 되므로 승소하더라도 원하는 결과를 얻게 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변호사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전략적 접근이 가능한지' 여부를 고려하는 일 또한 변호사 선임의 좋은 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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