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례로 본 정보통신망법 침입 해석
대법원 판례로 본 정보통신망법 침입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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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례로 본 정보통신망법 침입 해석 

황재동 변호사

오늘은 대법원 판례(2024. 11. 14. 선고 2021도5555 판결)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컴퓨터를 사용하다 보면 방금 컴퓨터를 켰지만

각종 포털 사이트 접속시 앞서 사용한 가족의 계정으로 이미 로그인이 되어 있는 경우를

많이 경험하셨을 겁니다.

가족이지만 엄연히 각자의 사생활이 있고, 이런 사생활은 존중되어야 하겠지만

컴퓨터를 공유하다 보면 어쩔수 없는 사생활 노출의 위험이 있는 것입니다.

서로 사이가 좋았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사이가 틀어지게 되면 이로 인해 다툼이 발생할 수도 있겠지요. 오늘 다룰 사례는 그런 경우입니다.

판례에서 문제된 사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A 씨는 배우자 B 씨와 2018년부터 별거하며 이혼소송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A 씨는 2018년 6월 자신과 B 씨가 함께 사용하던 노트북에서 B 씨의 구글 계정이 로그인된 상태를 발견하고, 이 계정에 저장된 사진첩에 접속해 B 씨의 사생활이 담긴 사진을 내려받았습니다.

이후 A씨는 내려받은 사진들을 이혼소송과 관련 민사소송에서의 증거로 제출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검찰은 A씨에게 정보통신망법 제48조의 "정보통신망 침해" ​

같은 법 제49조 "비밀 누설" 위반으로 공소를 제기하였습니다.

관련조문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8조(정보통신망 침해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이하 생략)

제49조(비밀 등의 보호)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ㆍ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ㆍ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1심과 2심에서는, A씨에 대한 혐의 중

정보통신망법 제49조에 따른 “비밀 누설”에 대한 부분은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같은 법 제48조의 “정보통신망 침해”죄는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정보통신망법 제48조는 정보통신망 자체를 보호하는 것으로, 사용자가 식별부호를 입력하여 정보통신망에 접속된 상태에 있는 것을 기화로 정당한 접근권한 없는 사람이 사용자 몰래 정보통신망의 장치나 기능을 이용하는 것은 보호대상인 정보통신망에 대한 ‘침입’행위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 였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2021도5555)은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이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에 주목하며,

정보통신망법은 그 보호조치에 대한 침해나 훼손이 수반되지 않더라도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식별부호를 이용하거나 보호조치에 따른 제한을 면할 수 있게

하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는 등의 방법으로 침입하는 행위도 금지한다고 보아야 한다

고 전제한 뒤

위 규정에서 접근권한을 부여하거나 허용되는 범위를 설정하는 주체는 서비스제공자이고 따라서 서비스제공자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은 이용자가 아닌

제3자가 정보통신망에 접속한 경우 그에게 접근권한이 있는지 여부는

서비스제공자가 부여한 접근권한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고 판시하였습니다.

따라서 사안의 경우

① 피고인은 평소 공소외인의 구글 계정 아이디는 알고 있었으나 비밀번호를 알지는 못하였고, 위와 같이 공소외인의 구글 계정을 사용하면서 공소외인의 허락을 받지 않은 점,

2) 피고인은 공소외인이 식별부호를 입력하여 구글 계정에 접속된 상태에 있는 것을 기화로 공소외인이나 구글로부터 아무런 승낙이나 동의 등을 받지 않고 위 사진첩에 접속할 수 있는 명령을 입력하여 접속한 점,

3)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서비스제공자인 구글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정보통신망인 공소외인의 구글 계정 사진첩에 접속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정보통신망의 안정성이나 정보의 신뢰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 점

을 종합할 때

A씨의 행위는 정보통신망법 제48조 제1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정보통신망에 침입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공용 컴퓨터 사용시 종료 전 로그아웃 등을 해두지 않으면 이후 다른 사람이 해당 컴퓨터를 켰을 때 각종 포털 사이트에 자동으로 로그인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요즘 핸드폰 분실 등에 대비하여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등 사생활 정보를

자신의 계정에 자동으로 백업될 수 있도록 설정해 두신 분들이 많은데,

공용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는 나의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물론 내 계정이 아님에도 로그인이 되어 있음을 기화로 계정에 접속하여 이메일, 사진 등을 확인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정보통신망법 제48조의 “침해”죄에 해당할 수 있음은

이번 대법원 판례를 통해서 명확하게 확인하였으니 서로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요즘 이혼 사건 등에 있어서 사안과 같이 상대방 몰래 수집한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요,

이혼사건에서 승소하더라도 이로 인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형사사건의 모든 것! 황재동 변호사와 상의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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