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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
기업법무
원가 부풀려 이윤 챙긴 협력사, 결국 덜미 잡혔다
대법원 2019도10354
납품단가 산정의 허점, 리베이트를 통한 부당이득 편취 사건
피해 회사 B는 담배 재료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 C에게 제조원가에 비례한 이윤을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고 있었어요. C사를 운영하던 대표 D는 원재료인 팁페이퍼 원지를 수입하며 해외 수출업체로부터 가격 할인을 받은 뒤, 할인된 금액을 다시 돌려받는 이면 계약을 체결했어요. 하지만 B사에는 할인 전 가격이 적힌 수입신고필증을 제출해 제조원가를 부풀렸고, 이를 통해 더 많은 이윤을 챙겼어요. D가 의식불명 상태가 된 후, 그의 아들인 피고인이 회사 운영을 총괄하며 이와 같은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기소되었어요.
검찰은 피고인이 아버지의 범행을 이어받아 부당이득을 취했다고 보았어요. 피고인은 해외 수출업체로부터 원지 수입대금의 일부를 할인받아 되돌려 받고 있었음에도, 이 사실을 숨겼어요. 할인 전 가격이 기재된 수입신고필증을 피해 회사 B에 제출하여 제조원가를 부풀렸고, 이를 통해 산정된 납품대금을 청구했어요. 검찰은 이러한 행위로 B사를 속여 부풀려진 이윤 차액 상당을 편취한 것이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기소했어요.
피고인은 자신은 리베이트 수수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어요. 또한 해외 업체로부터 받은 돈은 가격 할인이 아니라 판매를 장려하기 위한 사례금 성격이므로, 납품단가에 반영할 필요가 없다고 항변했어요. 설령 가격 할인이라 하더라도, 이를 B사에 알리지 않은 것은 소극적인 행위(부작위)일 뿐, 허위 서류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속인 행위(작위)는 아니므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어요.
1심 법원은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를 선고했어요. 해외 업체로부터 받은 돈은 가격 할인금이며, 할인 사실을 숨기고 부풀려진 가격의 수입신고필증을 제출한 것은 B사를 적극적으로 속인 행위(작위)에 의한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어요. 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은 조금 달랐어요. 2심은 피고인이 할인 사실을 숨긴 채 수입신고필증을 제출한 행위 자체는 B사의 요구에 따른 수동적 과정이므로 '적극적 기망'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았어요. 대신, B사와 C사의 특별한 계약 관계상 피고인에게는 실제 수입 가격을 알려야 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사실을 숨긴 것(부작위)이 B사를 기망한 행위에 해당한다며,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했어요. 대법원은 2심 판결에 법리 오해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여 판결이 확정되었어요.
이 사건은 사기죄에서 '부작위에 의한 기망'이 성립하는 요건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예요. 사기죄는 꼭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에요. 상대방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이 명백한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마땅히 알려야 할 법률상 의무가 발생할 수 있어요. 이 사건에서 법원은 양측의 계약 방식(원가보전 및 이윤보장)을 고려할 때, 실제 원재료 가격은 계약의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보았어요. 따라서 피고인에게는 실제 수입 가격을 고지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었고, 이를 알리지 않은 행위 자체가 기망행위가 되어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 성립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