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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기업법무
89억짜리 기술 유출, 무죄가 된 결정적 이유
대법원 2017도19303
유출된 자료의 '영업비밀' 불인정, 무죄 판결의 핵심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였던 피고인 A와 연구원이었던 피고인 B는 퇴사 후 동종 업계의 회사를 설립했어요. 이 과정에서 피해자 회사가 약 89억 원을 투입해 개발한 반도체 결함 검사 장비의 소스코드 등 기술 자료를 유출하고, 이를 새 회사에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되었어요.
검찰은 피고인들이 퇴사 시 반납하거나 폐기해야 할 영업비밀 자료를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무단으로 유출했다고 보았어요. 피고인 A는 외장 하드디스크에, 피고인 B는 개인 하드디스크에 각각 수십, 수천 개의 파일을 저장하여 반출했다는 것이에요. 검찰은 이를 통해 피고인들이 시가 불상의 재산상 이익을 얻고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입혔으며, 유출한 영업비밀을 새 회사의 장비 개발에 사용했다고 주장했어요.
피고인들은 유출된 자료가 피해자 회사의 고유한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 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어요. 해당 기술은 다른 외국 회사(O)의 제품을 역설계하여 개발된 것이며, 피해자 회사가 원천 기술에 대한 적법한 권리를 취득하지도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어요. 또한, 기술의 상당 부분이 이미 특허 등으로 공개되어 있어 비밀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어요.
1심 법원은 피고인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어요. 유출된 파일이 피해자 회사의 고유 기술정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설령 고유 기술정보가 있더라도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진 영업비밀이나 영업상 주요 자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피해자 회사의 기술 자체가 다른 회사의 제품을 복제하고, 그 직원을 고용해 개발한 것이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파일을 반출했더라도 업무상배임죄나 영업비밀 사용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어요. 2심 법원 역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며 1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고,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며 상고를 기각하여 무죄가 확정되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유출된 자료가 법적으로 보호받는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 자산'에 해당하는지 여부였어요. 영업비밀로 인정되려면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비공지성),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경제적 유용성), 합리적인 노력으로 비밀로 유지되어야 해요. 법원은 피해자 회사의 기술이 다른 회사의 기술을 기반으로 했고, 그 권리를 적법하게 취득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며, 일부는 이미 특허로 공개된 점 등을 들어 비공지성과 경제적 유용성을 인정하지 않았어요. 따라서 자료를 유출했더라도 법적으로 보호받는 자산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어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자료의 영업비밀 또는 영업상 주요 자산 해당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