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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
형사일반/기타범죄
치료비 지원금 1.5억, 말하지 않은 진실의 대가
대법원 2016도18457
용도가 정해진 치료비 지원, 변경 사실을 알리지 않은 침묵과 사기죄의 성립
피고인은 사실혼 관계의 동거인이 암 진단을 받자, 동거인의 친구로부터 표적항암치료비 명목으로 매주 300만 원씩 지원받기로 했어요. 친구는 약 1년 3개월간 총 62회에 걸쳐 1억 4,800만 원을 피고인이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했는데요. 하지만 동거인은 임상실험 대상자로 선정되어 실제 표적항암치료비는 거의 들지 않았고, 피고인은 이 사실을 친구에게 알리지 않은 채 계속 돈을 받아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어요.
검찰은 피고인이 동거인의 표적항암치료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이를 숨겼다고 보았어요. 만약 피해자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거액의 지원을 중단했을 것이므로, 피고인이 고지 의무를 위반하고 침묵함으로써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편취했다고 기소했어요.
피고인은 돈을 먼저 요구한 사실이 없으며, 돈을 받은 주체는 자신이 아닌 동거인이라고 주장했어요. 또한 동거인의 요구에 따라 치료비 상황을 자세히 알리지 않았을 뿐이며, 받은 돈은 모두 동거인의 다른 치료비나 간병 생활비로 사용했으므로 편취할 의도가 없었다고 항변했어요.
1심, 2심, 대법원 모두 피고인의 사기죄를 유죄로 인정했어요. 법원은 피해자가 '표적항암치료비'라는 용도를 특정하여 돈을 보냈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았어요. 피고인은 임상실험으로 해당 치료비가 불필요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상,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피해자에게 이를 고지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어요.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고 계속 돈을 받은 행위는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상대를 기망한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보았어요. 받은 돈을 동거인을 위해 사용했더라도, 이는 범죄 성립 이후의 사정일 뿐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하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부작위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예요. 사기죄는 꼭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해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에요. 거래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상 상대방에게 마땅히 알려야 할 중요한 사실을 일부러 숨기고 돈이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면, 그 침묵 역시 기망행위로 인정될 수 있어요.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인이 '치료비가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침묵을 기망행위로 판단한 것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부작위에 의한 기망 행위 인정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