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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기타범죄
기업법무
짜고 치는 입찰, 배신해도 처벌받는다
대법원 2016도19848
경쟁사들과 낙찰자·가격을 미리 정한 입찰 담합의 결말
한 공공기관이 고속철도에 사용될 전선 자재 구매를 위해 두 건의 대규모 입찰을 공고했어요. 이에 여러 전선 제조업체 실무자들이 모여 낙찰받을 회사, 들러리 설 회사, 낙찰 가격 등을 사전에 합의하는 담합을 벌였어요. 그런데 담합에 참여했던 한 업체가 약속을 깨고 훨씬 낮은 가격으로 몰래 입찰해 낙찰받으려 했고, 이 사실을 눈치챈 다른 업체들도 급하게 가격을 낮춰 입찰하는 등 혼란이 벌어졌어요.
검찰은 피고인들이 각 회사의 대표이사, 본부장 등 책임 있는 위치에 있으면서 실무자들의 담합 사실을 보고받고 승인했다고 보았어요. 이들은 서로 짜고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 투찰 가격을 정하는 등 위계로써 공공기관의 공정한 입찰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되었어요.
피고인들은 각자 억울함을 주장했어요. 한 피고인은 담합을 보고받은 시점은 이미 다른 회사가 배신하여 경쟁 입찰이 된 후였으므로 범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어요. 담합을 배신했던 회사의 임원인 다른 피고인은 애초에 담합을 따를 생각이 없었고, 담합을 이용해 정당하게 낙찰받으려 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어요. 또한 일부 피고인들은 담합이 깨져 결국 경쟁 입찰이 되었으니 입찰의 공정성을 해친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어요.
1심 법원은 피고인들 대부분에게 유죄를 선고했어요. 입찰방해죄는 입찰의 공정을 해할 위험만 발생시켜도 성립하는 '위태범'이므로, 담합 행위 자체가 이미 범죄에 해당한다고 보았어요. 일부 회사가 약속을 깨고 경쟁 입찰을 했더라도, 이미 다른 회사들은 합의된 가격으로 투찰을 마쳐 공정한 경쟁 방법이 훼손된 상태였다고 판단했어요. 담합을 이용하려 한 행위 역시 범죄의 일부라고 보았어요. 다만, 한 피고인에 대해서는 특정 입찰 담합에 가담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일부 무죄를 선고했어요.
2심 법원도 1심의 판단을 대부분 유지했어요.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대부분 기각했지만, 한 피고인에 대해서는 원심의 형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하여 형량을 낮춰주었어요.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여 판결이 최종 확정되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입찰방해죄가 '위태범'이라는 점이에요. 위태범이란, 실제로 결과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그럴 위험을 만드는 행위 자체만으로도 범죄가 성립하는 것을 말해요. 즉, 입찰 담합의 경우 업체들이 낙찰자와 가격을 미리 짜는 합의를 하는 순간, 이미 입찰의 공정성은 침해될 위험에 처하게 돼요. 따라서 나중에 누군가 배신하여 경쟁 입찰이 되거나, 담합으로 인한 이익을 실제로 얻지 못했더라도 입찰방해죄는 성립하는 것이에요. 담합을 따를 생각 없이 이용하려 한 경우도 마찬가지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어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입찰방해죄의 성립 시기 및 위태범 법리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