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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에 못 이겨 쓴 차용증, 법원은 인정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0나45930
사기·강박으로 작성된 차용증의 효력과 제3자 행위에 대한 입증 문제
한 병원 원장이 지인에게 5,000만 원을 빌리며 '현금보관증'을 작성해 주었어요. 이자는 월 2%로 약정하고, 실제로 7개월간 이자를 지급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이후 원리금 상환을 중단하자, 돈을 빌려준 채권자가 소송을 제기한 사건이에요.
피고인 병원 원장이 자필로 서명한 5,000만 원짜리 현금보관증이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어요. 약속한 대로 7개월간 이자까지 지급한 사실은 채무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도 했어요. 따라서 약속을 어기고 갚지 않은 원금과 나머지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어요.
병원 원장은 해당 현금보관증이 자신의 진정한 의사로 작성된 것이 아니므로 무효라고 항변했어요. 원고와 그 가족들이 병원으로 찾아와 소란을 피우고, 현금보관증을 써주지 않으면 병원 업무를 계속 방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어요. 또한 원고의 조카가 횡령금을 밝혀주겠다고 속여 현금보관증을 쓰게 한 사기 행위도 있었다고 덧붙였어요.
1심과 2심 법원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어요. 법원은 피고가 주장하는 협박이나 사기 행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어요. 설령 제3자인 원고의 가족이 협박을 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피고가 증명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보았어요. 결국 현금보관증의 효력을 그대로 인정하고 피고에게 원금과 약정이자를 모두 지급하라고 판결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제3자의 사기·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효력에 관한 것이에요. 우리 민법은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사기나 강박을 한 경우,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만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요. 즉, 계약을 무효로 만들고 싶다면, 제3자의 부당한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계약 상대방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까지 모두 증명해야 해요. 이 사건에서 피고는 이 두 가지를 모두 입증하지 못해 패소한 것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제3자의 사기·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의 효력 및 입증 책임이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