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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
계약일반/매매
도장만 찍었을 뿐인데, 사기 공범이 된 대표이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단7703,2014고단339(병합),583(병합),7988(병합),2013초기4740
계약 권한 없는 줄 알면서 날인한 행위의 법적 책임
한 회사의 부회장이 피해자에게 신축 공사현장의 철거공사를 주겠다며 선수금 2억 원을 요구했어요.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해당 공사를 줄 권한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회장이 가져온 철거공사 도급계약서에 회사 법인 인감을 날인해 주었죠. 피해자는 법인 인감이 찍힌 계약서를 보고 2억 원을 회사 계좌로 송금했지만, 약속된 공사는 받을 수 없었어요.
검찰은 회사 대표이사와 부회장이 공모하여 피해자를 속였다고 보았어요. 이들은 신축 공사현장의 시행사로서 철거공사를 줄 것처럼 거짓말했지만, 실제로는 자금 조달 의무를 이행하지 못해 공사를 줄 의사나 능력이 전혀 없었죠. 검찰은 이러한 기망 행위로 피해자로부터 2억 원을 편취했다며 두 사람을 사기죄의 공범으로 기소했어요.
대표이사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어요. 자신은 피해자에게 직접 거짓말을 한 사실이 없으며, 계약 당일 피해자를 만난 적도 없다고 주장했죠. 모든 기망 행위는 부회장이 주도한 것이며, 자신은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을 뿐 사기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하지 않았다고 항변했어요. 따라서 부회장과의 공모 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어요.
1심 법원은 대표이사의 사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어요. 피해액이 크고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점, 대표이사가 부회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점 등을 고려했죠. 항소심 법원 역시 대표이사가 직접 피해자와 대화하지는 않았지만, 공사 권한이 없음을 알면서도 계약서에 법인 인감을 날인한 행위 자체가 피해자를 속인 기망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어요. 다만, 범행 가담 정도가 부회장보다 약하고, 항소심 진행 중 피해 회복을 위해 5,000만 원을 공탁한 점 등을 참작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어요.
이 판례는 사기죄의 '기망 행위'가 반드시 말로 하는 거짓말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줘요. 계약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을 알면서도 계약서에 서명하거나 날인하는 행위 역시 상대방을 속이는 '묵시적 기망 행위'에 해당할 수 있어요. 따라서 범행을 주도한 사람과 직접적인 대화를 나누지 않았더라도, 그 사람의 사기 계획을 알면서 계약 체결과 같은 결정적인 단계에 참여했다면 사기죄의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어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묵시적 기망행위에 의한 사기죄 공모관계 성립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