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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기타 재산범죄
내 통장으로 받은 돈, 횡령이 아닐 수도 있다
대법원 2020도13273
경리사원의 5억 횡령, 일부 무죄가 선고된 결정적 이유
한 건물의 관리사무실 경리사원이 약 5년간 건물주 소유의 자금을 빼돌렸어요. 건물주 계좌에서 자기 계좌로 돈을 이체하거나, 공과금을 부풀려 차액을 챙기는 방식을 사용했죠. 심지어 건물주 몰래 임대차 계약서를 위조해 보증금과 월세를 가로채기도 했으며, 이렇게 횡령한 총금액은 5억 원이 넘었어요.
검찰은 경리사원이 약 5억 5,800만 원을 횡령했다고 보았어요. 횡령액이 5억 원을 넘기 때문에 일반 형법이 아닌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죠. 또한, 임대차 계약서 13장을 위조하고 이를 임차인들에게 교부하여 사용한 혐의(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로도 기소했어요.
경리사원은 대부분의 혐의를 인정했지만, 횡령액 일부에 대해서는 무죄를 주장했어요. 위조된 계약을 통해 받은 임대차 보증금 중 자신의 개인 계좌로 직접 받거나 자기앞수표로 받은 7,700만 원은 애초에 건물주의 재산이 된 적이 없다고 주장했죠. 따라서 이 돈을 사용한 것은 건물주의 재물을 ‘보관’하다가 횡령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항변했어요.
1심 법원은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어요. 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재판부는 임차인이 건물주 명의 계좌로 입금한 돈은 법적으로 건물주에게 귀속되므로 이를 빼돌린 것은 횡령이 맞다고 보았어요. 그러나 경리사원 개인 계좌로 직접 입금되거나 수표로 받은 돈은 건물주에게 귀속된 적이 없으므로, 경리사원이 ‘피해자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판단했죠. 이에 따라 횡령액에서 7,700만 원이 제외되었고, 총 횡령액이 5억 원 미만으로 줄어 일반 업무상횡령죄가 적용되어 징역 3년으로 감형되었어요. 대법원도 이러한 2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한 ‘보관자의 지위’를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있어요.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임의로 사용하는 경우 성립하는 범죄예요. 법원은 돈이 누구의 계좌로 입금되었는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어요. 피해자 명의 계좌로 입금된 돈은 피해자의 소유가 되므로 이를 관리하던 직원이 빼돌리면 횡령이지만, 직원 개인 계좌로 들어온 돈은 애초에 피해자의 소유가 아니므로 횡령죄의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횡령죄에서 '보관자의 지위' 인정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