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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
형사일반/기타범죄
단순 알바라 믿었던 현금 인출, 법원은 공범으로 봤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고단2417
보이스피싱 범죄인 줄 몰랐다는 현금 수거책의 주장과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와 B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들의 체크카드를 전달받은 뒤, 현금을 인출하여 조직이 지정한 계좌로 송금하는 '현금 인출책' 역할을 했어요. 이들은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한 조직의 말에 속은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을 여러 차례에 걸쳐 인출했어요. 피고인 A는 이와 별개로, 교제하던 여성과 다투다 식칼과 아령 등 위험한 물건으로 집안의 가구와 유리창을 부순 혐의도 함께 받았어요.
검찰은 피고인들이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았어요. 조직원들이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들을 속여 돈을 이체하게 하고 체크카드를 건네받으면, 피고인들이 현금을 인출해 전달하는 역할을 분담했다는 것이에요. 또한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도 타인의 체크카드(접근매체)를 보관한 행위에 대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어요.
피고인 A는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죄와 관련된 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어요. 인터넷 도박 사이트 고객들이 베팅을 위해 충전한 돈을 인출하는 일로만 알았다는 것이에요. 따라서 보이스피싱 조직과 사기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으며, 피해자들의 돈을 가로챌 의도(편취의 범의)도 없었다고 항변했어요.
1심 법원은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를 선고했어요. 법원은 피고인 A가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을 몰랐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사기 피해금을 인출하는 범죄의 일부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판단했어요. 비대면 채용, 은밀한 업무 지시,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수료, 사용 후 카드 폐기 지시 등 여러 정황을 볼 때 불법적인 일임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고 보았어요. 이에 피고인 A에게 징역 3년 6월, 피고인 B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어요. 피고인들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지만, 2심 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이 합리적이라며 항소를 기각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미필적 고의'를 인정한 점이에요.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가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해요. 법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더라도, 채용 방식, 업무 내용, 보수 수준 등 객관적인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범죄 연루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행동했다면 공범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즉, 의심스러운 상황을 애써 외면하고 범행에 가담했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줘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미필적 고의 인정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