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은 무효, 하지만 빌린 돈은 갚아야 합니다 | 로톡

재개발/재건축

대여금/채권추심

계약은 무효, 하지만 빌린 돈은 갚아야 합니다

청주지방법원 2024나53646

원고일부승

용역계약이 무효라도, 별개 약정인 대여금 채무는 유효하다는 법원의 최종 판단

사건 개요

한 정비사업 전문관리 용역업체는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추진위원회와 용역계약을 체결하며 운영비를 대여해 주기로 약정했어요. 이후 설립된 재개발조합은 용역업체의 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고요. 한편, 용역업체에서 임금을 받지 못하고 퇴직한 직원은 용역업체가 조합에 빌려준 돈(대여금)을 대신 받을 수 있도록 법원에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어요. 퇴직 직원이 조합에 추심금 지급을 청구하자, 조합은 용역계약 자체가 무효이므로 대여금도 갚을 의무가 없다고 맞서면서 소송이 시작되었어요.

원고의 입장

용역업체에서 퇴직한 직원인 원고는, 추진위원회가 체결한 용역계약의 권리와 의무는 조합이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따라서 용역업체는 조합에 대해 용역대금과 대여금 4억 5,000만 원의 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봤어요. 조합이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했으므로 대여금의 지급 시기가 도래했다고 주장하며, 법원의 추심명령에 따라 약 7,94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어요.

피고의 입장

재개발조합인 피고는, 추진위원회가 조합 설립 이후의 업무까지 포함하는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은 법령을 위반하여 무효라고 주장했어요. 주된 계약이 무효이므로, 계약의 일부인 대여금 약정 역시 효력이 없다고 반박했어요. 따라서 조합은 용역업체에 용역비는 물론 대여금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맞섰어요.

법원의 판단 (상·하급심)

1, 2심 법원은 재개발조합의 손을 들어주었어요. 추진위원회가 조합의 고유 업무까지 포함해 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은 업무 범위를 넘어 무효라고 판단했어요. 또한 대여금 약정은 무효인 용역계약의 일부이므로 분리할 수 없고, 따라서 대여금 약정 역시 무효라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어요.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대법원은 법률행위의 일부가 무효일 때, 그 무효 부분이 없더라도 법률행위를 했을 것이라고 인정되면 나머지 부분은 유효하다는 '일부 무효의 법리'를 적용했어요. 즉, 용역계약이 무효가 되더라도 추진위원회는 운영자금이 필요했기에 대여 약정은 별도로 체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 것이에요. 사건을 돌려받은 파기환송심은 대법원의 취지에 따라, 용역계약과 별개로 소비대차약정은 유효하다고 판단했어요. 결국 조합은 용역업체에 빌린 돈 4억 5,000만 원을 갚을 의무가 있으며, 이에 따라 추심권자인 원고에게 약 7,94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어요.

나의 사건과 유사할까?

  • 하나의 계약서에 용역, 매매, 대여 등 여러 성격의 약정이 함께 포함된 적 있다.
  • 체결한 계약의 일부 내용이 법규 위반 등의 이유로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 주된 계약 내용과 별개로,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등의 부수적인 약정이 포함되어 있다.
  • 계약 당사자들이 주된 계약이 무효가 되더라도 부수적인 약정은 유지하려 했을 것이라 볼 만한 사정이 있다.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법률행위의 일부 무효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