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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권 연장하려 계약서 위조, 법원은 속지 않았다
대법원 2017도2047
거래처 신뢰를 위한 계약서 위조와 추정적 승낙의 법적 쟁점
피고인은 이탈리아 가스 부품 제조업체 'E회사'의 국내 독점 대리점인 '피고인 회사'의 관리이사였어요. 그는 한국가스공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계약 연장을 증명하기 위해 E회사와의 에이전시 계약서 날짜를 임의로 수정하고 E회사 책임자의 서명을 복사해 붙여넣는 방식으로 계약서를 위조했어요. 또한, 한국가스공사의 감사에 대응하기 위해 과거 수입신고필증의 날짜를 수정하는 등 공문서를 변조하여 제출하기도 했어요.
검찰은 피고인이 E회사와의 에이전시 계약 유효기간이 만료된 것으로 알고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계약서를 위조했다고 보았어요. 2010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계약서의 작성일과 유효기간을 임의로 수정하고, E회사 책임자의 서명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사문서를 위조했다고 기소했어요. 또한, 위조한 계약서를 한국가스공사에 여러 차례 제출하여 행사하고, 별도로 수입신고필증의 날짜 등을 수정한 공문서를 변조하여 행사한 혐의도 포함되었어요.
피고인은 공문서를 변조하고 행사한 사실은 인정했어요. 하지만 사문서위조 혐의에 대해서는, 피고인 회사가 E회사의 국내 독점 에이전트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으므로, 계약서 작성을 요청했다면 E회사가 당연히 승낙했을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즉, E회사의 '추정적 승낙'이 있었기에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변론했어요.
1심 법원은 공문서 변조 및 행사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사문서 위조 및 행사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어요. 피고인 회사와 E회사의 오랜 독점적 관계를 고려할 때, E회사가 계약서 작성을 당연히 승낙했을 것이라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에요. 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2심은 피고인이 위조한 계약서가 단순히 기존 관계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향후 5년간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하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지적했어요. E회사가 계약 해지권을 포기하고 이런 불리한 조건에 당연히 동의했을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어요. 대법원은 이러한 2심 판결이 타당하다고 보아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문서 위조에 있어 '추정적 승낙'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였어요. 추정적 승낙이란, 문서 명의자가 그 작성 사실을 알았다면 당연히 승낙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경우 위법성이 없다고 보는 법리에요. 하지만 법원은 문서의 내용이 명의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거나, 기존의 권리·의무 관계에 실질적인 변화를 주는 경우에는 추정적 승낙을 쉽게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어요. 즉, 단순히 형식적인 절차를 대신하는 수준을 넘어 계약의 중요 내용을 임의로 수정하는 것은 명의자의 의사에 반할 가능성이 크므로, 추정적 승낙이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문서 위조 시 추정적 승낙의 인정 범위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