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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배임
기업법무
회사 자산으로 개인 빚 갚은 대표, 법원의 반전 판결
대법원 2019도12332
대표권 남용을 거래 상대방이 알았다면 배임죄 성립 여부
한 아파트 건설 시행사의 대표이사가 과거 다른 사업 실패로 생긴 개인 채무에 시달렸어요. 그는 채권자들에게 변제할 목적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가 짓는 아파트와 상가를 분양대금도 제대로 받지 않고 넘겨주기로 했어요. 실제 분양대금 납입 없이 개인 채무를 갚는 ‘대물변제’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자들 앞으로 소유권이전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까지 마쳐주었어요.
검찰은 대표이사가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회사와 무관한 개인 채무 변제를 위해 회사 소유 부동산을 이용했다고 보았어요. 분양대금을 제대로 받지 않고 채권자들에게 가등기를 경료해 줌으로써, 채권자들에게는 약 13억 4천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회사에는 같은 금액의 손해를 입혔다고 기소했어요. 이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배임에 해당한다는 것이에요.
대표이사는 자신의 행위가 대표권을 남용한 것이며, 채권자들 역시 이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분양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했어요. 계약이 무효라면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위험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에요. 또한, 채권자들의 가등기 이전에 다른 회사가 먼저 처분금지가처분 등기를 해두었고, 나중에 그 등기로 인해 채권자들의 가등기가 모두 말소되었으므로 회사에 실제 손해는 없었다고 항변했어요.
1심 법원은 대표이사의 업무상 배임죄를 유죄로 인정했어요. 채권자들이 대표권 남용 사실을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분양계약이 유효하며, 이로 인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이 생겼다고 판단했어요. 가등기가 나중에 말소된 것은 범죄가 성립한 이후의 사정일 뿐이라고 보았어요. 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채권자들은 자신들의 채권이 회사와 무관하다는 점, 분양대금이 회사 계좌가 아닌 다른 곳으로 입금된 점 등을 통해 대표권 남용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았어요. 따라서 분양계약은 회사에 대해 무효이므로, 회사에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손해 발생 위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결국 2심은 배임죄 기수(완성된 범죄)가 아닌 ‘업무상배임미수죄’를 유죄로 인정했고, 대법원도 이 판결을 확정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업무상 배임죄가 완성되는 ‘기수’와 완성되지 못한 ‘미수’를 가르는 기준이었어요.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거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손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어야 해요. 회사 대표가 권한을 남용해 계약을 체결했더라도, 거래 상대방이 그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그 계약은 회사에 대해 무효가 될 수 있어요. 계약이 무효라면 회사에 구체적인 손해 발생 위험이 없다고 보아 배임죄는 완성되지 않고, ‘미수’에 그치게 되는 것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대표권 남용 행위의 유효 여부와 손해 발생 위험이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