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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알바인 줄 알았는데, 보이스피싱 공범이 되다
대법원 2023도11225
고액 알바의 유혹, 보이스피싱 현금인출책의 법적 책임 범위
피고인은 2020년 12월경 인터넷에서 고액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연락했어요. 자신을 사설 스포츠토토 사무실 관리자라고 소개한 성명불상자는 피고인에게 체크카드를 받아 돈을 인출한 뒤, 지정하는 계좌로 송금하면 송금액의 2%를 주겠다고 제안했죠. 피고인은 이 제안을 수락하고,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들로부터 전달받은 체크카드로 총 1억 2천만 원이 넘는 돈을 인출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어요.
검찰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하여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았어요.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들이 피해자들을 속여 체크카드를 받아내면, 피고인이 그 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하는 방식으로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는 것이에요. 또한,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도 타인의 체크카드(접근매체)를 전달받아 보관한 행위는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기소했어요.
피고인은 자신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다는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했어요. 사설 스포츠토토 업체의 자금 관리 업무인 줄로만 알았다는 것이죠. 설령 범죄에 연루된 것을 알았더라도, 자신은 피해자를 속이는 기망 행위가 끝난 뒤 단순히 현금을 인출하는 역할만 했으므로 사기죄의 공동정범이 될 수 없다고 항변했어요. 또한, 과거에 확정된 업무방해죄 판결과 이번 사기죄는 사실상 같은 행위에 대한 것이므로 이중처벌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했어요.
1심 법원은 피고인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0월을 선고했어요. 보이스피싱 범죄의 사회적 해악이 크고 피해 회복이 되지 않은 점을 불리하게 보았지만, 피고인이 실제 얻은 이익은 적고 잘못을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어요. 2심 법원 역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어요. 법원은 비정상적인 채용 과정과 업무 방식 등을 볼 때,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범죄와 연관되어 있음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판단했어요. 또한 현금 인출은 보이스피싱 범죄의 완성을 위해 필수적인 역할이므로, 범죄 전체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해 공동정범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보았어요. 이중처벌 주장도 사기죄와 업무방해죄는 별개의 범죄라며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며 상고를 기각하여 형이 확정되었어요.
이 사건은 보이스피싱 같은 조직적 범죄에서 일부 역할만 수행했더라도 전체 범죄에 대한 공동정범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요. 법원은 현금 인출책의 역할이 범죄 수익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이고 본질적인 기여를 했다고 보아 ‘기능적 행위지배’를 인정했어요. 또한, ‘불법적인 일인 것 같다’고 의심하면서도 업무를 계속했다면, 범죄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어요. 명확히 범죄 내용을 몰랐다고 해도, 정황상 범죄 연루 가능성을 인지하고 용납했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려워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의 공모공동정범 인정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