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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
계약일반/매매
사업 팔아치운 시행사, 설계비 줘야 할까?
서울고등법원 (인천) 2024나11670
일방적 사업부지 매각으로 중단된 용역계약의 책임 소재
건축설계 회사(원고)는 공동주택 건설 사업을 위해 두 곳의 사업 시행사(피고들)와 21억 5천만 원 규모의 설계 용역 계약을 체결했어요. 계약금을 받고 업무를 수행하던 중, 설계 회사는 사업 시행사들이 사업 부지를 제3자에게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어요. 실제로 시행사들은 사업 부지를 다른 회사에 매각했고, 이에 설계 회사는 용역 업무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며 진행된 부분까지의 용역비 지급을 요청했어요.
설계 회사는 사업 시행사들이 일방적으로 사업 부지를 매각하여 계약 이행을 불가능하게 만들었으므로, 계약 해지의 책임은 시행사들에게 있다고 주장했어요. 따라서 계약서에 따라 해지 시점까지 수행한 용역 대금 약 4억 9천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어요. 또한, 계약이 이행될 것으로 믿고 지출한 외주 용역비, 직원 급여, 사무실 임차료 등 약 6억 9천만 원의 손해도 추가로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사업 시행사들은 오히려 설계 회사가 설계 일정을 지키지 않고 요구사항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으며, 계약상 의무인 이행보증보험증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어요. 이는 설계 회사의 귀책사유이므로, 자신들이 보낸 내용증명으로 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주장했어요. 따라서 용역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으며, 오히려 설계 회사가 이미 받은 계약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맞섰어요.
법원은 사업 시행사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시행사 중 한 곳의 명의로만 계약 해지 통보를 보냈는데, 계약 당사자가 여러 명일 경우 전원이 해지 의사를 표시해야 유효하다고 보았어요. 반면, 시행사들이 사업 부지를 매각한 행위는 계약 이행을 불가능하게 만든 명백한 귀책사유라고 판단했어요. 이에 따라 설계 회사의 계약 해지 주장이 타당하다고 인정했어요. 법원 감정 결과에 따라 설계 회사가 수행한 업무의 공정률은 31.18%로, 이에 해당하는 용역비 약 4억 9천만 원을 시행사들이 연대하여 지급하라고 판결했어요. 다만, 설계 회사가 추가로 청구한 손해배상(직원 급여, 임차료 등)은 기성금액에 포함되었거나, 이 사건 용역만을 위해 지출되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항소심 법원 역시 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계약 당사자가 여러 명일 때의 계약 해지 방법과 귀책사유 판단에 있어요. 민법에 따라 계약의 일방 또는 쌍방이 여러 명인 경우, 계약의 해지는 그 전원으로부터 또는 전원에 대하여 해야 효력이 발생해요. 또한, 한쪽 당사자의 행위로 계약의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졌다면, 이는 계약 해지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어요. 계약이 중도 해지될 경우, 이미 이행된 부분에 대한 대가는 ‘기성고’ 비율에 따라 정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법원은 객관적인 감정을 통해 그 비율을 산정해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계약 당사자 일부의 해지 통보 효력 및 귀책사유에 따른 기성대금 산정 범위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