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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방치된 시장 터, 재개발 거부당한 이유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노1660
건물 철거 후 나대지로 방치된 전통시장, 시장정비사업 대상 인정 여부
한 시장정비사업조합은 1997년 시장재건축사업 시행구역으로 선정된 후 2005년경 시장 건물을 모두 철거했어요. 하지만 사업이 장기간 진행되지 않아 2014년 도시계획시설사업 시행자 지정이 취소되었고, 해당 부지는 나대지로 있다가 임시 주차장으로 사용되었어요. 2020년, 조합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전통시장법)에 따라 다시 시장정비사업을 추진하고자 관할 구청을 통해 시·도지사에게 사업추진계획 승인을 신청했지만 반려 처분을 받았어요.
사업조합은 관할 구청장이 사업추진계획 승인을 추천했으므로, 이는 '구청장이 상권활성화와 도시개발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한 시장'에 해당하여 사업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어요. 또한, 과거 상인들의 동의하에 건물을 철거했고 조합 정관에 분양 기준이 마련되어 있어 입점상인 보호대책은 불필요하다고 항변했어요. 나아가, 그동안 행정청이 여러 인허가를 내주고 관련 조례까지 개정한 것은 사업 승인에 대한 공적인 견해를 표명한 것이므로, 이제 와서 승인을 거부하는 것은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어요.
시·도지사는 해당 부지가 2005년에 이미 철거되어 정비할 상업기반시설이 없으므로 전통시장법상 시장정비사업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어요. 또한, 법에서 요구하는 입점상인에 대한 보호대책을 제출하지 않아 계획의 타당성을 심사할 수 없다는 점을 반려 사유로 들었어요. 즉, 현재 시장의 실체가 없는 곳에 시장정비사업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어요.
법원은 시·도지사의 손을 들어주며 사업조합의 청구를 기각했어요. 전통시장법상 '시장'이란 상품이나 용역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의미하는데, 해당 부지는 2005년 철거 후 시장의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나대지 상태이므로 법이 정한 시장정비사업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어요. 구청장이 사업을 추천했다는 사실만으로 사업 대상 요건이 충족된다고 볼 수 없으며, 최종 승인권자인 시·도지사는 재량에 따라 승인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았어요. 또한, 과거의 인허가 등은 다른 법률에 따른 행정행위였을 뿐, 이 사건 사업을 승인하겠다는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볼 수 없어 신뢰보호원칙 위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이 판례는 전통시장법상 '시장정비사업'의 대상이 되는 '시장'의 의미를 명확히 한 사례예요. 법원은 시장정비사업이 노후화되거나 훼손된 기존 시장의 기능을 회복하고 정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건물이 철거되어 시장의 실체가 완전히 사라진 부지는 사업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어요. 또한, 하급 행정청의 추천이 상급 행정청의 최종적인 재량적 판단을 기속하지 않으며,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되려면 행정청의 명확하고 구체적인 공적 견해 표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했어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철거 후 시장 기능이 상실된 부지의 시장정비사업 대상 자격이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