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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
기타 재산범죄
불법 자금 운반, ‘장물’인 줄 몰랐다면 무죄
서울동부지방법원 2019노808
보이스피싱 피해금 전달, 장물운반죄의 성립 요건
피고인은 교제하던 남성 B씨로부터 돈 심부름을 해주면 대가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피고인은 두 차례에 걸쳐 보이스피싱 조직원들로부터 수천만 원의 현금과 미화, 억대의 자기앞수표를 건네받았어요. 지시에 따라 이 돈을 환전소에서 중국 계좌로 송금하거나, 호텔 카지노에서 환전하여 B씨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했어요.
검찰은 피고인이 운반한 돈이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로 얻은 ‘장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운반했다고 보았어요. 첫 번째 범행에서는 현금과 미화를, 두 번째 범행에서는 자기앞수표를 받아 운반 및 환전하여 장물운반죄에 해당한다고 기소했어요.
피고인은 B씨의 지시로 돈 심부름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어요. 또한 그 돈이 정상적이지 않은 불법적인 돈일 것이라는 막연한 의심은 했다고 시인했어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범죄와 관련된 것인지, 특히 재산 범죄로 얻은 ‘장물’이라는 점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어요.
1심과 2심 법원 모두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어요. 법원은 피고인이 운반한 돈이 불법에 연루된 것이라고 의심한 점은 인정했어요. 하지만 장물운반죄가 성립하려면, 그 돈이 ‘재산 범죄로 취득한 재물’이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어요. 불법 자금은 도박, 탈세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막연히 불법적인 돈이라고 의심한 것만으로는 장물이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장물임을 인식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고, 검사의 항소는 기각되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장물운반죄의 성립에 필요한 ‘고의’의 정도예요. 장물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운반하는 물건이 ‘장물’, 즉 재산 범죄로 인해 얻어진 재물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필요해요. 단순히 ‘불법적인 돈’ 또는 ‘깨끗하지 않은 돈’이라는 막연한 생각만으로는 부족해요. 법원은 피고인이 재산 범죄의 결과물이라는 구체적인 인식을 했다는 점을 검사가 입증하지 못했다고 보았어요. 이는 형사재판에서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을 재확인한 판결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장물 인식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