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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인감 찍힌 차용증, 대표가 아니면 무효?
수원지방법원 2020나63962
실권 없는 자의 대표 행위에 대한 회사의 책임 범위
원고는 회사(피고)를 인수하기로 한 C의 부탁을 받고 회사 운영자금 명목으로 약 4,500만 원을 피고 명의의 법인계좌로 송금했어요. C는 피고의 법인인감이 날인된 차용증을 작성해 주었지만, 이후 회사 인수 계약이 파기되면서 돈을 갚지 않았어요. 이에 원고는 법인인감을 사용한 회사(피고)를 상대로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어요.
C는 회사 인수 계약 후 법인인감과 통장을 받아 실질적인 대표이사로 활동했으므로, 회사를 위해 빌린 돈은 당연히 회사가 갚아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설령 C가 정식 대표이사가 아니었더라도, 회사가 C에게 대표 권한이 있는 듯한 외관을 제공했으므로 상법상 '표현대표이사'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어요.
피고 회사는 C가 적법한 대표이사가 아니었으며, 단지 회사를 인수하려던 사람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어요. 차용증에도 C의 이름이나 '대표이사'라는 직책이 기재되지 않았으므로 표현대표이사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어요. 또한 원고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다면 C에게 대표권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맞섰어요.
1심과 2심 법원은 피고의 손을 들어주었어요. C가 정식 대표이사가 아니었고, 차용증에 '대표이사' 같은 명칭이 없다는 이유로 표현대표이사 책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어요.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회사가 이사 자격이 없는 C에게 법인인감, 통장 등을 넘겨주고 경영 활동을 하는 것을 사실상 방치했다면, 그 외관을 믿고 거래한 제3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보았어요. 대법원은 이를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정해 사건을 다시 돌려보냈고, 파기환송심에서는 대법원의 취지에 따라 원고의 손을 들어주며 피고에게 대여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상법 제395조 '표현대표이사' 책임의 적용 범위예요. 법원은 대표이사가 아닌 사람이 대표이사처럼 행동하고, 회사가 이를 알면서도 방치하여 대표 행위의 '외관'을 형성하는 데 책임이 있다면, 회사가 그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계약서에 '대표이사'라는 명칭이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법인인감 사용, 실질적인 경영권 행사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죠. 이는 거래의 안전과 외관을 신뢰한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려는 상법의 취지를 강조한 판결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표현대표이사 책임의 성립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