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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만 빌려줬는데, 공사대금 6900만원 책임지라니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나54039
계약서상 명의인과 실제 계약자 불일치 시 법원의 판단 기준
한 공사업체는 두 곳의 모텔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어요. 계약은 모텔 소유주의 배우자가 주도했지만, 계약서상 도급인은 모텔 소유주 명의로 되어 있었고 인감도 날인되었어요. 공사는 모두 완료되었으나, 공사업체는 전체 공사대금 중 6,900만 원을 받지 못해 소송을 제기했어요.
공사업체는 모텔 소유주의 배우자가 소유주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아 대리인으로서 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했어요. 따라서 계약서에 명시된 당사자인 모텔 소유주가 미지급 공사대금 6,9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했어요.
모텔 소유주는 자신은 계약 당사자가 아니며, 실제 계약자는 모텔 운영을 도맡아 한 배우자라고 반박했어요. 설령 자신이 계약 당사자라 하더라도, 첫 번째 공사에 대한 대금 채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어요.
1심 법원은 모텔 소유주의 손을 들어주었어요. 공사업체와 소유주의 배우자 모두 실제 계약 당사자가 배우자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계약서상 명의와 관계없이 실제 계약자인 배우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어요. 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2심은 계약서에 도급인으로 소유주의 이름과 인장이 날인된 점, 소유주 명의로 세금계산서가 발행되고 부가가치세 공제를 받은 점, 공사대금이 소유주 명의 계좌에서 지급된 점 등을 근거로 계약 당사자는 소유주가 맞다고 보았어요. 또한 소멸시효 주장에 대해서는, 지급된 공사대금이 이행기가 먼저 도래한 첫 번째 공사대금부터 순서대로 변제된 것으로 보아 첫 번째 공사대금은 모두 지급되었다고 판단하여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결국 2심은 1심 판결을 뒤집고 모텔 소유주가 미지급 공사대금 6,9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어요.
이 사건은 계약서에 기재된 명의인과 실제 계약 행위자가 다를 때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볼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었어요. 1심은 행위자의 의사를 중시했지만, 2심은 처분문서인 계약서의 문언을 원칙으로 삼았어요. 특히 계약서 외에도 세금계산서 발행 및 세금 공제, 대금 지급 계좌 명의 등 객관적인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계약 당사자를 판단했어요.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라도 계약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계약 당사자의 확정이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