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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
기타 재산범죄
고액 알바의 덫, 2200만 원 배상 책임으로
수원지방법원 2020나91004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계좌, 몰랐다는 주장과 법원의 최종 판단
한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사기범이 알려준 계좌로 4,400만 원을 송금했어요. 이 계좌의 주인은 '불법 도박 배팅금 수금' 아르바이트 제안을 받고 필리핀으로 출국한 상태였어요. 그는 피해자가 입금한 돈을 현지에서 다른 사람의 계좌로 이체한 뒤, 수수료를 떼고 사기범에게 전달했어요.
보이스피싱 피해를 본 원고는 계좌 주인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어요. 원고는 계좌 주인이 법률상 원인 없이 4,400만 원의 이득을 얻었으므로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또한,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계좌 주인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방조한 것이므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계좌 주인인 피고는 자신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어요. 성명불상자로부터 불법 인터넷 도박 수익금을 수금하는 아르바이트라는 제안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했어요. 또한, 피해자가 송금한 돈은 즉시 다른 계좌로 이체했기 때문에 자신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득이 없다고 맞섰어요.
1심 법원은 피고의 손을 들어주었어요. 피고에게 돈이 실질적으로 귀속되지 않았고,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어요. 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2심은 피고가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죄의 일부라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거나, 최소한 과실로 범행을 방조했다고 판단했어요. 다만, 피해자 역시 거액을 송금하며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하여 2,2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어요.
이 판례는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계좌 명의인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다룬 사건이에요. 법원은 계좌 명의인이 범죄에 대해 구체적으로 몰랐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범죄를 도울 수 있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다면 ‘과실에 의한 방조’ 책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어요. 특히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고액 아르바이트 제안이나 비정상적인 자금 이체 방식 등은 과실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어요. 다만, 피해자의 과실도 고려하여 배상액을 정하는 ‘과실상계’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줘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 방조 책임이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