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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힌 줄 몰랐다"는 뺑소니, 법원은 믿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노187
사람을 친 줄 몰랐다는 운전자의 주장과 미필적 고의의 인정 여부
한 운전자가 2021년 12월 31일 오전, 경기도 양평군의 한 도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길을 걷던 80세 여성을 차량 우측 앞 범퍼로 들이받았어요. 이 사고로 피해자는 치아 이탈 등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는데요. 운전자는 사고 후 즉시 정차하여 피해자를 구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그대로 현장을 떠났어요.
검찰은 운전자가 전방 및 좌우를 잘 살피고 안전하게 운전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과실로 사고를 냈다고 보았어요. 또한 사고를 내고도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도주한 행위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에 해당한다고 기소했어요.
운전자는 사고 당시 자신의 차량으로 피해자를 충격한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어요. 따라서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현장을 떠나려는 ‘도주의 고의’가 없었으므로, 뺑소니(도주치상)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항변했어요.
1심 법원은 운전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어요. 법원은 운전자가 사고 직후 잠시 정차했다 출발한 점, 이후 다시 사고 장소로 돌아와 현장을 확인한 점 등을 근거로 사고를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어요. 설령 사람을 쳤다고 확신하지 못했더라도, 사람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도 현장을 떠났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보았어요. 항소심 법원 역시 1심 판단이 옳다고 보아 항소를 기각했어요. 항소심은 햇빛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려웠다면 더욱 서행하며 주의를 기울였어야 하고, 충격을 느꼈다면 즉시 내려서 확인하는 것이 운전자의 의무라고 지적했어요. 운전자가 현장에 돌아와 피해자를 보고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아무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믿고 싶었을 뿐이라고 판단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뺑소니 범죄에서 ‘도주의 고의’를 어떻게 판단하는지에 있어요. 운전자가 ‘사람을 쳤다’고 100% 확신해야만 고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에요. 법원은 사고 당시의 여러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운전자가 자신의 행위로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한 채 현장을 떠났다고 판단되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어요. 이 사건처럼 사고 직후 잠시 멈추거나, 현장으로 되돌아오는 등의 행동은 오히려 사고를 인식했다는 정황 증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줘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미필적 고의에 의한 도주치상죄 성립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