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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건물은 부숴도 무죄, 한전 계량기는 유죄?
부산지방법원 2023노4531,2024노458(병합)
임차인과 다투다 벌인 일, 재물손괴죄 성립 여부와 정당행위의 기준
건물주인 아버지를 대신해 건물을 관리하던 한 남성이 임차인과 보증금 문제로 갈등을 겪었어요. 그는 임차인이 사는 곳으로 찾아가 욕설하며 현관 유리문을 발로 차 부수고, 얼마 뒤에는 누전 위험을 이유로 건물 벽에 설치된 한국전력공사 소유의 전기계량기 2대를 떼어냈어요. 이 두 가지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되었어요.
검찰은 피고인이 임차인과 다투던 중 아버지 소유의 유리 현관문을 파손하고, 이후 한국전력공사 소유의 전기계량기를 떼어내 망가뜨렸다며 두 건의 재물손괴죄로 기소했어요.
피고인은 현관문을 부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어요. 설령 그랬더라도, 아버지로부터 건물 관리 및 처분 권한을 모두 위임받았기에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 것이 아니라고 항변했어요. 전기계량기를 떼어낸 것은 누수로 인한 누전 위험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동, 즉 정당행위였다고 주장했어요.
1심 법원은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각각 벌금 30만 원과 70만 원을 선고했어요. 현관문은 아버지 소유이므로 타인의 재물이 맞고, 전기계량기를 임의로 떼어낸 것은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했어요. 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현관문 파손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는데, 아버지가 아들에게 건물 관리 권한을 위임했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재물을 손괴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어요. 반면, 전기계량기 손괴에 대해서는 1심 판단이 정당하다며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70만 원을 확정했어요.
이 사건은 재물손괴죄의 성립 요건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예요. 재물손괴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타인의 재물을 부수는 것뿐만 아니라, 그 행위가 '소유자의 의사에 반해야' 해요. 이 사건에서 아들은 아버지의 건물을 부쉈지만, 아버지가 관리 권한을 위임했고 처벌을 원치 않았기에 소유자의 의사에 반한 행위로 인정되지 않아 무죄가 되었어요. 반면, 한국전력공사 소유의 계량기를 임의로 뗀 행위는 소유자의 의사에 명백히 반하고, 누전 방지라는 주장도 정당행위의 엄격한 요건(긴급성, 보충성 등)을 충족하지 못해 유죄로 인정되었어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재물손괴죄에서 '소유자의 의사'와 '정당행위'의 인정 기준이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