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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
기타 재산범죄
고액 알바의 덫, 범죄인 줄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23노2298
체크카드 전달·보관만 했을 뿐인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실형 선고된 사연
피고인은 성명불상자로부터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입금되는 체크카드를 전달받아 보관하기로 했어요. 그는 매주 6일간 현금을 인출해 전달하고, 그 대가로 월급 450만 원과 일 경비 20만 원을 인출금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기로 약속했어요. 이에 피고인은 두 차례에 걸쳐 총 36장의 타인 명의 체크카드를 전달받아 보관했어요.
검찰은 피고인이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도 접근매체인 체크카드를 전달받아 보관했다고 보았어요. 이는 전자금융거래법에서 금지하는 행위에 해당해요. 따라서 검찰은 피고인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어요.
피고인은 1심 재판에서 자신은 접근매체가 '범죄'에 이용될 목적이라는 점을 몰랐다고 주장했어요. 또한, 검찰이 그 '범죄'의 유형이나 종류를 특정하지 못했으므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항변했어요. 즉, 어떤 범죄에 쓰일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으니 무죄라는 취지였어요.
1심 법원은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3년을 선고했어요.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죄에 이용될 목적에 대해 최소한 미필적 인식이 있었다고 판단했어요. 그 근거로 ▲36장에 달하는 타인 명의 체크카드를 보관한 점 ▲업무에 비해 과도한 대가를 받은 점 ▲성명불상자의 지시로 차량 블랙박스를 끄는 등 비정상적인 업무 방식 ▲스스로도 '꺼림칙한 부분이 있었지만 의식적으로 배제했다'고 진술한 점 등을 들었어요. 항소심에서 피고인은 사실관계와 법리 다툼을 철회하고 형이 너무 무겁다고만 주장했어요. 2심 법원은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동종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어요. 이에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판단하여 징역 2년으로 감형했어요.
이 사건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범죄에서 '범죄에 이용할 목적'에 대한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유죄가 성립될 수 있음을 보여줘요. 미필적 인식이란, 자신의 행위가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해요. 즉, '보이스피싱에 쓰일 것 같다'고 명확히 알지 못했더라도, '뭔가 불법적인 일인 것 같다'고 의심하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가담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에요. 법원은 과도한 대가, 비정상적인 업무 방식 등 여러 정황을 종합하여 이러한 미필적 인식을 판단해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범죄 이용 목적에 대한 미필적 인식이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