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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서명 한 번, 남은 빚 1.4억 못 받는다
대구지방법원 2024나324130
전 연인에게 써준 영수증, 채무 전액 면제로 인정된 사건
원고는 과거 연인이었던 피고에게 빌려준 돈 약 1억 6천만 원을 받기 위해 지급명령을 신청했어요. 이후 두 사람은 피고가 8년에 걸쳐 매년 2,000만 원씩 갚기로 합의하고, 원고는 소송을 취하했죠. 그러나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자, 원고는 아직 받지 못한 1억 4,000만 원을 달라며 다시 소송을 제기했어요.
원고는 피고가 8년간 매년 2,000만 원씩 주기로 한 약속을 어겼으므로, 남은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어요. 피고가 채무가 모두 소멸되었다는 증거로 제출한 영수증 문서는 위조된 것이라고 반박했죠. 자신은 단지 2,000만 원을 받은 것에 대한 영수증으로 알고 서명했을 뿐, 나머지 빚을 탕감해 줄 의사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어요.
피고는 원고에게 총 8,300만 원을 변제했으며, 2021년 5월 21일에 나머지 채무를 모두 면제받았다고 항변했어요. 당시 원고가 현금이 필요하다고 하여 남은 빚의 절반 정도만 받고 관계를 정리하자고 제안했고, 이에 합의하며 ‘이후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기존 약속증은 소멸된다’는 내용의 문서에 원고가 직접 서명하고 무인까지 했다고 주장했어요.
1심과 2심 법원 모두 피고의 손을 들어주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어요. 법원은 원고가 직접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를 쓰고 무인까지 한 문서의 진정성을 인정했어요. 문서의 내용이 원고의 주장처럼 일부만 기재된 상태에서 서명했다고 보기에는 부자연스럽고, 원고의 주장이 재판 과정에서 일관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죠. 결국 법원은 해당 문서를 통해 원고가 피고의 남은 채무를 모두 면제해 준 것으로 판단했어요.
이 사건은 본인이 직접 서명하거나 날인한 ‘처분문서’의 법적 효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예요. 처분문서란 권리의 발생, 변경, 소멸 등 법률 행위를 증명하는 문서를 말하는데, 일단 작성되면 그 내용대로 법률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강력하게 추정돼요. 문서의 내용이 자신의 의사와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려면, 문서가 위조되었거나 강박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등 매우 강력한 증거를 제시해야만 해요. 단순히 ‘내용을 제대로 못 봤다’거나 ‘그런 뜻이 아니었다’는 주장만으로는 문서의 효력을 뒤집기 어려워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처분문서의 진정성립 및 효력이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