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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인 줄 알았던 5억 차용증,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등법원 2025누3776
기존 채무를 정리한 차용증의 법적 효력과 증명력
원고는 2018년 4월경부터 지인인 피고 회사 대표에게 여러 차례 돈을 빌려주었어요. 2021년 5월 10일, 원고는 피고 회사를 채무자로, 대표를 연대보증인으로 하여 총 5억 원에 대한 차용증 2장을 작성했어요. 이후 피고들이 돈을 갚지 않자, 원고는 차용증을 근거로 대여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어요.
그동안 빌려준 돈과 받지 못한 이자를 정산해 보니 받아야 할 돈이 약 5억 원이었어요. 이 금액을 확정하기 위해 피고 회사 대표와 합의 하에 차용증을 작성한 것이에요. 따라서 피고 회사와 연대보증인인 대표는 차용증에 적힌 5억 원과 약정 이자를 지급해야 해요.
원고에게 빌린 돈과 이자는 이미 전부 갚았어요. 이 사건 차용증은 실제 채무가 있어서 쓴 것이 아니에요. 원고가 자신의 형에게 사업 자금을 빌리기 위해 보여줄 목적으로 허위 작성을 부탁해서 어쩔 수 없이 써준 것일 뿐, 실제 5억 원의 빚은 존재하지 않아요.
1심 법원은 피고들의 손을 들어주었어요. 차용증 작성 당일 실제 돈이 오가지 않았고, 원고가 차용증을 '형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녹취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어요. 차용증의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어요. 하지만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차용증은 진정성이 인정되는 '처분문서'이므로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기재된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고 보았어요. 돈이 오가지 않았더라도 기존 채무를 새로운 대여 계약으로 전환하는 '준소비대차' 계약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어요. 또한, 피고 대표가 통화 중 먼저 '5억 원'을 언급한 점은 이미 그 채무액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로 보았어요. 결국 2심은 1심 판결을 취소하고 피고들이 연대하여 5억 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처분문서'인 차용증의 증명력에 있어요. 법원은 당사자가 직접 서명·날인한 차용증의 진정성이 인정되면, 그 내용을 뒤집을 만한 아주 분명하고 수긍할 만한 반대 증거가 없는 한 기재된 내용대로 법적 효력을 인정해요. 또한, 차용증 작성 당시에 새로운 금전 거래가 없었더라도, 기존에 존재하던 여러 채무를 정산하여 하나의 새로운 소비대차 계약으로 만드는 '준소비대차' 계약이 성립될 수 있어요. 이 경우에도 차용증은 유효한 증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판례예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처분문서의 증명력과 준소비대차 계약의 성립이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