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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공갈
100억대 사기, '바지사장' 주장은 통하지 않았다
대법원 2024도9613
돌려막기식 덤핑판매로 피해액 100억 원을 넘긴 조직적 사기 사건의 전말
피고인들은 두 개의 회사를 운영하며 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피해 회사로부터 대량의 전선을 납품받아 시중가보다 훨씬 싸게 파는 '덤핑판매'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기로 공모했어요. 이들은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것처럼 피해 회사를 속여 약 103억 원 상당의 전선을 공급받았으나, 실제로는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였어요. 결국 이들은 공급받은 전선을 모두 처분하고 대금 대부분을 지급하지 않아 피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어요.
검찰은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피해 회사를 속이고 총 103억 8천만 원 상당의 전선을 편취했다고 보았어요. 피고인들은 사업이 계속 적자를 보는 구조임을 알면서도, 납품받은 물건을 싼값에 팔아 현금을 마련하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했어요. 이러한 상황에서 대규모 물품을 주문하는 것은 처음부터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명백한 기망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어요.
피고인 B(대표이사)와 C(대표이사의 아들)는 자신들이 명목상 대표, 즉 '바지사장'에 불과했다고 주장했어요. 모든 영업과 자금 관리는 주범인 피고인 A가 실질적으로 운영했으며, 자신들은 A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처리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어요. 따라서 사기 범행에 대한 고의가 없었고, A와 범행을 공모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어요.
1심, 2심, 대법원 모두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죄를 선고했어요. 법원은 피고인 B와 C가 단순히 명의만 빌려준 것이 아니라, 회사 운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고 판단했어요.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해 회사의 자금 상황과 덤핑판매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고, 대표이사로서 급여를 받으며 의사결정에도 참여한 점이 인정되었어요. 법원은 이들이 회사의 적자 구조와 대금 지급 불능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범행을 용인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으며,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공동정범의 책임이 있다고 보았어요.
이 사건은 명목상 대표, 이른바 '바지사장'이라도 범죄에 대한 공동정범 책임을 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예요. 법원은 범죄의 주관적 요건인 고의를 판단할 때, 피고인의 진술뿐만 아니라 행위의 형태와 구체적인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요. 비록 범행을 직접 계획하지 않았더라도, 범죄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하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면 유죄가 될 수 있어요. 또한, 범죄 실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하여 기능적 행위지배가 인정되면, 직접 행위를 분담하지 않았더라도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어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공동정범의 성립 여부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