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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없는 거래 중개,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2016누850
실물 없는 가공거래 세금계산서, 가산세 면제를 위한 '정당한 사유'의 의미
한 유통업체의 실운영자 E씨는 개인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실물 상품 없이 서류상으로만 거래가 오가는 '가공 순환거래'를 기획했어요. E씨는 거래의 외형을 갖추기 위해 전자상거래업을 하는 원고 회사에 접근하여 대기업 계열사와 중소기업유통센터 등이 포함된 거래의 중간 다리 역할을 제안했고요. 원고 회사는 이 제안을 받아들여 실제 물품의 이동 없이 세금계산서만을 수수하고 일정 수수료를 취했어요.
원고 회사는 이 거래가 실물 없는 가공거래라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선의의 당사자라고 주장했어요. 비록 실물 거래가 없었지만, 세금계산서 내용과 거래의 실질이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으므로 매입세액 불공제 등 부가가치세 본세 처분은 위법하다고 항변했고요. 또한, 가공거래임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었으므로 세금계산서 관련 의무를 다하지 못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으니, 수억 원에 달하는 가산세 부과는 면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과세관청은 원고 회사가 주고받은 세금계산서는 실물 거래 없이 발급된 명백한 가공 세금계산서라고 반박했어요. 따라서 관련 매입세액을 불공제하고 세금계산서 불성실 가산세를 포함하여 부가가치세를 경정·고지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주장했고요. 또한 예비적으로, 만약 이 거래를 실질적으로 본다 해도 이는 위탁매매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수수료에 대해서만 세금계산서를 발행했어야 하는데, 거래대금 전체에 대해 세금계산서를 수수한 것은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에 해당하여 가산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덧붙였어요.
1심 법원은 부가가치세 본세 부과는 적법하지만, 가산세 부과는 위법하다고 판단했어요. 원고가 거래가 가공거래임을 알지 못했고, 대기업 계열사나 공기업이 거래에 포함되어 있어 신뢰할 만했으며, 수수료율도 비정상적으로 높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가산세를 면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본 것이에요. 하지만 최종심인 2심 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원고가 이미 매입처와 매출처가 정해진 거래에 중간에서 형식적인 역할만 했고, 물품 배송이나 검수 등 실질적인 역할 없이 위험 부담도 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어요. 법원은 이런 비정상적인 거래 형태에 참여하면서도 실물 거래 여부를 확인하려는 최소한의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사업자로서의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이라 보았어요. 따라서 단순히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가산세 부과 처분까지 모두 적법하다고 판결했어요.
이 사건의 핵심은 세금계산서 불성실 가산세를 면제받을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가예요. 법원은 납세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거나, 의무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할 만한 사정이 있을 때 '정당한 사유'를 인정해요. 하지만 이 판결은 단순히 거래가 가짜인 줄 몰랐다는 주관적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음을 명확히 했어요. 특히 통상적인 거래와 다른 방식으로 계약에 참여하는 사업자는 거래의 실재성을 확인해야 할 주의 의무가 있으며, 이를 게을리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에요.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세금계산서불성실가산세 면제를 위한 '정당한 사유'의 인정 범위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