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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인 줄 몰랐어도 '이것'은 유죄입니다

대법원 2024도7105

상고인용

보이스피싱 중계기 관리, 범행 몰랐다는 주장과 엇갈린 법원의 최종 판단

사건 개요

오토바이 퀵배달원으로 일하던 피고인은 텔레그램으로 '유심과 중계기를 보내줄 테니 시키는 대로 유심을 넣고 빼는 작업을 하면 일당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피고인은 고시원과 원룸을 옮겨 다니며 중계기를 설치하고 유심을 교체하는 일을 했고, 이 장비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해외 발신 번호를 국내 번호인 것처럼 속이는 데 사용되었어요. 이로 인해 7명의 피해자가 총 1억 2천만 원이 넘는 사기 피해를 입었고, 피고인은 현장에서 체포되었어요.

공소사실 요지

검찰은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사용될 전화번호를 바꾸는 것임을 알면서도 제안을 승낙했다고 보았어요. 이를 통해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계기 관리책' 역할을 맡아 사기 범행을 공모했다고 판단했어요. 또한, 타인의 통신을 매개하고, 사기 목적으로 전화번호를 거짓으로 표시했으며, 등록 없이 기간통신사업을 경영했다며 사기죄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어요.

피고인의 입장

피고인은 퀵배달 업무의 연장선으로 일을 시작했을 뿐,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다는 인식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어요. 의뢰인에게 일이 불법이 아닌지 물었을 때 '비트코인 환전 업체인데 문자를 많이 보내야 해서 그렇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어요. 또한, 범죄에 사용된 유심이나 운송장을 버리지 않고 보관한 점, 경찰 출동 시 순순히 문을 열어주고 협조한 점 등을 들어 범죄의 고의가 없었다고 항변했어요.

법원의 판단 (상·하급심)

1심과 2심 법원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어요. 피고인이 받은 보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지 않고, 범죄 증거를 인멸하려 하지 않은 점, 중계기의 기능이나 전문 용어를 몰랐던 점 등을 고려했어요. 이런 정황상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에요.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사기 및 무등록 기간통신사업 경영 등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하급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지만, '타인통신매개'로 인한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취지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어요. 대법원은 타인통신매개죄는 '다른 사람들 사이의 통신을 연결해 준다'는 인식만 있으면 성립하며, 그 통신이 범죄에 이용된다는 것까지 알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어요. 피고인이 조직원의 통신을 위해 중계기를 관리한 이상, 이 부분에 대한 고의는 인정된다고 본 것이에요.

나의 사건과 유사할까?

  • 텔레그램 등 익명의 메신저로 업무 지시를 받은 적 있다.
  • 업무 내용이 유심(USIM)이나 통신 중계기 등 통신 장비를 다루는 것이었다.
  • 의뢰인을 직접 만나지 않고 비대면으로만 소통하며 일을 처리한 상황이다.
  • 단순 심부름에 비해 보수가 다소 높다고 느낀 적이 있다.
  •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지만, 타인의 통신을 가능하게 하는 장비를 관리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타인통신매개 행위에 대한 고의가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