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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부동산 일반
손해배상
50억 배상한 발주처, 시공사에 돈 달라했다가 패소
대법원 2018다252007
설계도대로 시공한 시공사의 책임, 법원의 최종 판단은
고속철도 건설사업의 발주처(원고)가 시공사(피고)에게 터널 공사를 도급했어요. 공사 구간 지하에는 돼지 농장이 있었는데, 설계서에 명시된 일반 발파 공법으로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소음과 진동으로 농장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죠. 결국 발주처는 농장주에게 조정금과 손해배상금으로 약 50억 원을 지급한 뒤, 이 손해는 전적으로 시공사의 과실이라며 시공사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어요.
발주처는 시공사가 현장 상황에 맞게 공법을 조정할 의무가 있었다고 주장했어요. 또한, 시공사가 농장의 민원 제기 사실을 늦게 보고하고, 소음·진동 피해를 줄이려는 조치 없이 오히려 설계보다 과다하게 굴착하는 등 과실이 명백하다고 했어요. 따라서 발주처가 농장주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 전액을 시공사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죠.
시공사는 설계 변경의 최종 권한은 발주처에 있다고 반박했어요. 시공사는 공사 전부터 터널 상부에 농장이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고 수차례 보고했고, 무진동 공법의 필요성도 알렸다고 주장했죠. 하지만 발주처가 공사비 증가를 우려해 기존 공법을 고수하라고 지시했고, 시공사는 발주처의 지시와 설계에 따랐을 뿐이므로 책임이 없다고 맞섰어요.
1심 법원은 양측 모두에게 과실이 있다고 보았어요. 발주처는 설계 변경 권한을 가졌음에도 위험을 알고도 공사를 지시한 책임이 크다고 보아 과실 70%를, 시공사는 민원 보고 지연 등 일부 과실이 인정되어 30%의 책임을 인정했어요. 이에 시공사가 발주처에게 약 15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죠. 하지만 2심과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어요. 법원은 시공사가 위험성을 충분히 보고했음에도 발주처가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해 기존 공법을 강행하도록 지시한 점을 중요하게 봤어요. 이는 발주처가 손해 발생의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의사로 보았고, 시공사는 발주처와의 계약 및 지시에 따라 공사를 수행했을 뿐이므로 내부적으로는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어요. 결국 발주처의 구상금 청구는 최종적으로 기각되었어요.
이 사건은 제3자에게 공동으로 손해를 입힌 당사자들 사이의 내부적인 책임 분담 비율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핵심 쟁점이었어요. 법원은 피해자에 대한 외부적 책임(공동불법행위)과 별개로, 당사자 간의 내부 관계에서는 계약 내용과 실질적인 책임 소재를 따져야 한다고 보았어요. 시공사가 발주처의 설계와 지시를 따랐고, 위험을 사전에 충분히 고지했다면, 설령 외부적으로는 공동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내부 구상 관계에서는 책임을 면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이에요. 즉, 최종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발주처가 그 결정에 따른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죠.
체크리스트 중 여러 항목에 해당된다면 이 사건과 유사한 상황일 수 있으며, 특히 발주처와 시공사 간 내부적 과실 비율이 주요 법적 쟁점이 될 수 있어요.